난치성 희귀 혈액암 치료길 열리나...신약 임상2상 약효 확인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 루스페르티드 임상2상에서 뚜렷한 약효
혈액세포 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희귀 난치성 혈액암인 진성적혈구증가증(PV)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신약이 임상시험에서 약효가 검증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바이오테크기업인 프로타고니스트 테라퓨틱스(Protagonist Therapeutics)가 개발한 루스페르티드(rusfertide)라는 신약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의 마리나 크레미안스카야 교수(혈액학 및 종양학)는 “루스페르티드는 혈구 생산에 이용 가능한 철분의 양을 제한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통해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에 중요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매우 드물어 10만 명 중 1~3명꼴로 발병한다. 혈구, 특히 골수에 의한 적혈구의 과잉 생산을 수반하는 만성 질환이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이 있는 사람은 혈액이 두꺼워져 혈전, 뇌졸중, 심장마비의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현재 치료법에는 혈전을 막는 아스피린 치료법이나 하이드록시우레아, 인터페론, 룩솔리티닙 등 적혈구 수치를 줄이는 약물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종종 전체 혈액량을 줄이기 위해 바늘을 사용하여 혈액을 빼내는 정맥 절개술을 받는다. 빈번한 정맥 절개술은 환자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으며 혈중 철분 수치도 낮출 수 있다.
현재의 이런 치료법에도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은 여전히 위험할 정도로 높은 적혈구 수치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루스페르티드는 혈액 속 철의 양을 조절하는 것을 돕는 간 호르몬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철분 수치와 적혈구의 전반적인 생산을 낮추는 것을 돕는다.
연구진은 미국 내 16개 의료센터에 등록된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첫 번째는 70명의 환자에게 28주 동안 루스페르티드를 주사해 그 효과를 관찰한 것이고 두 번째는 59명의 환자를 루스페르티드군(30명)과 위약군(29명)으로 나눠 28주 뒤 약효를 비교한 것이다.
두 가지 임상시험 모두에서 루스페르티드를 주사한 환자들은 과도한 적혈구 생성이 개선되고 지속적으로 통제되는 효과를 거뒀다. 대조군 비교 임상시험에서 증상 완화율이 루스페르티드군에선 60%, 위약군에선 17%로 관찰됐다.
피부 가려움증, 밤 땀, 집중력 저하 및 피로 같은 진성적혈구증가증의 일반적인 증상도 완화됐다. 크렘얀스카야 교수는 “중요한 것은 반복적인 정맥 절개술의 필요성을 감소시켜 준다는 것”이라며 “일부 환자는 2년 반 이상 사실상 시술에서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임상 3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308809?query=featured_home)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