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공의 줄사직은 총파업 같은 실력행사"

의대증원 토론회...의협 "국민 불안은 정부가 조장"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대위원장. [사진=유튜브/KBS News]
지난 20일부터 전공의의 집단 사직 움직임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의료공백의 조속한 해결엔 공감했지만, 전공의 사직 대응 문제를 놓고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23일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은 KBS 1TV의 시사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했다.

이날 토론에서 의협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대해 "이번 정부 정책에 대해 도저히 (정부에) 목소리를 낼 방법이 없어서 개개인이 이런 선택을 했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에게 사과와 양해의 뜻을 전하면서 "(국민들께) 많이 송구하고 죄송스럽지만 (전공의가)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향적으로 의견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전공의의 집단 사직 움직임을 정부가 개별 판단에 따른 행위가 아닌 '총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으로 본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특히, 전공의 집단 사직에 대해 "전공의가 뛰쳐나갔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를 상대로 한 대화와 협상이 아닌 '실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 사직이)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각자 했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같은 날 나가는지 참 궁금하다"면서 "(정부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단체행동인지 보는 것이며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성명 등에서도 이를 예고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차관은 "이렇게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에서 정부가 아무 대책 없이 손놓고 있을 순 없는 것"이라면서 "(의료계는) 정부의 행정명령이 위압적이라곤 하지만, 그 내용은 (전공의들이) 자리를 지켜달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전공의 집단 사직의 발단에 대해 언쟁하면서 잠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박 차관은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협의회가) 이틀 만에 파업(집단 사직)을 예고했다"면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자마자 벌써 실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사 파업으로 정부 정책이 뒤로 물러섰던 과거 수년 간 누적된 경험이 학습되며 실력행사로 이어진 것"이라면서 "(전공의가) 환자 곁을 지키며 정부에 요구 조건을 내거는 등 과연 그런 노력을 충분히 한 후 정말 방법이 없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들이 갑자기 뛰쳐나간 건 아니다"면서 "정부가 자꾸 총파업이라고 얘기하는데, 전공의 개별적으로 판단해서 움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 불안은 의료계 단체가 한 게 아니라 정부가 먼저 압박하고 조장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하루가 멀다하고 무언가 명령을 내고 (전공의에 대해) 구속, 수감 등의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 (의료계가) 구체적 행동을 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겁박해서 누르겠다는 정부의 모습이 과연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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