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 나선 尹... 의료계 주요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
대통령실 홈피에 Q&A 게시... "의대 증원, 130차례 이상 소통"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이 여론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22일 대통령실은 '의료개혁에 대한 오해와 진실 Q&A'라는 제목의 홈페이지 게시글(https://www.president.go.kr/newsroom/fact/L4Pd05Ze)을 내걸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출연한 해당 내용의 영상 또한 유튜브 공식 채널(https://youtu.be/S0GlESR7UWE)에 배포했다.
해당 글은 대통령실이 네거티브(부정적 이슈) 대응 등을 위해 개설한 팩트체크 코너인 '사실은 이렇습니다'에 게시됐다. 해당 코너의 게시물은 지난해 10월 10일 ‘순방외교 국익 효과' 관련 글 이후 5개월 만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사직과 병원 이탈이 사흘째 이어지자 대통령실도 전방위적인 여론전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게시글에서 대통령실은 의료계의 주요 주장을 5개 항목으로 나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의대 증원 확대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는 주장을 비롯해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과하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으로 의학교육 질이 하락한다 △의사 수가 증가해도 지역·필수 의료로 안 간다 △의사 수가 늘면 의료비 부담이 증가한다 등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했다.
먼저 정부가 의대 증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회 각계각층과 130차례 이상 충분히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와 공식 소통 채널(의료현안협의체)을 구성해 28차례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정부는 지난 1월 15일 공문으로 의협에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으나, 의협은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선 "2035년까지 1만5000명의 의사가 추가로 필요해 연 2000명 증원으로도 오히려 부족한 수준"이라며 "1998년 이후 27년간 의대 정원을 한 명도 늘리지 못한 결과"라고 했했다.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지역의료 재건에는 역부족이란 주장에 대해선 2017년 전문의 자격 취득자의 2020년 근무 지역 분석 통계를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비수도권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하는 경우 비수도권에 남는 비율이 82%나 된다"면서 "지역에서 교육받으면 지역 의사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의사가 늘면 의료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에 대해선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진료비와 활동 의사 수 통계 등을 들어 "의사 수와 진료비는 상관 관계가 미미하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의사 구인난이 심한 지역일수록 인건비가 높아진다"면서 "오히려 의사가 부족하면 인건비가 상승하고 건강보험 의료가격(수가)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협 등 의료계는 '의사가 늘수록 의료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국가 전체의 의료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의료정책 이론(의사 유발 수요 이론)을 들어 의사 인력 증원과 함께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원으로 의학 교육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선 "지난해 말 각 의대 현장점검을 통해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부처 협업을 통해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기초임상교수 확충, 필수 지역의료 임상실습 확대 등과 더불어 필요한 경우 재정적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