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도 늘 것"...작년 전세계 홍역 환자 79% 증가
WHO “2024년도 세계 국가 절반 발병 위험 높거나 매우 높아” 전망
지난해 전 세계 홍역 환자가 30만6000건이 발생해 2022년 대비 79% 증가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WHO는 지난해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 수에 대한 개요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타샤 크로프트 WHO 홍역·풍진 선임 기술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모델에 따르면 2022년 사망자 수는 43% 증가해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가 13만 명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홍역 사망자 집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증가하는 사례 수를 감안할 때 "2023년에도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WHO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말까지 전 세계 국가의 절반 이상이 발병 위험이 높거나 매우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며 2024년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지역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달 WHO는 2023년 WHO 유럽 지역 41개 회원국에서 4만2200건의 홍역 사례가 발생해 2024년의 941건보다 44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WHO의 이번 발표는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학군에서 홍역 환자가 여러 건 보고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16일 브로워드 카운티에 있는 매너티 베이 초등학교에서 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밤사이 3명이 늘어 총 4명이 됐다고 CBS뉴스가 보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단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HCA 플로리다 병원들의 내과 레지던트 프로그램 책임자인 팔라비 아네자 박사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바이러스 질병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손상된 어린이들의 수가 확실히 증가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역은 눈에 띄는 발진을 일으키는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 감염병이다.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두 차례 홍역 예방 접종을 실시해야 예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여 년 전에 공식적으로 박멸됐다고 선언되면서 예방 접종률 감소로 인해 집단면역이 위태로워지고 발병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