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전공의 이탈...사흘 새 '5배' 급증
21일 밤 8000명 넘어서... 의대생 휴학도 1만 명 돌파
전공의의 근무 이탈이 사흘 사이 약 5배나 급증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국 대학병원 전공의는 지난 20일부터 집단 사직과 근무지 이탈(진료 거부)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22일 보건복지부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1만3000여 명 중 9275명(74.4%)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8024명(64.4%)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집계했다. 21일 오후 10시를 기준 점검 결과(현장점검 47곳·서면보고 53곳)다. 각 수련병원에서 이들 전공의의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일 오전 6시 전공의의 집단 사직과 근무지 이탈이 본격화한 이후 사흘째를 맞았지만, 이에 동참하는 전공의는 여전히 늘고 있다.
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6415명(55%)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1630명(25%)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20일 오후 10시를 기준으론 8816명(71.2%)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7813명(63.1%)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21일 오후 10시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전날 대비 459명,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전날 대비 211명 늘었다.
이에 따른 환자 피해사례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 중인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 센터'엔 사흘간 총 14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21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하루 동안 수술 지연 44건, 진료거절 6건, 진료예약 취소 5건, 입원 지연 2건 등 총 57건의 신고가 새로 접수됐다.
다만, 정부는 근무지 이탈 증가세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해석을 내놨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료기관별 사직서 제출과 근무지 이탈 통계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세부적으론 오히려 줄어든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19일 오후부터 전공의 개인을 대상으로도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해 근무지 이탈에 경고하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22일 현재 복지부 현장점검에서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는 6038명이다. 이 중 5230명에 대해선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나머지 808명의 전공의에겐 이날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복지부 김국일 비상대응반장은 "현장점검을 나가서 명령 불이행 확인서 등을 받고 있다"면서 "일정 시간 이후 한 번 더 현장점검을 나간 후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공의가 근무지에 복귀한 후 실제론 근무는 하지 않는 '위장 복귀' 사례에 대해선 '업무개시명령 미이행'으로 판단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한편, 전국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규모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34개 의대에서 총 1만1778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전국 의대 재학생 1만8793명 중 62.7%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 중 실제 휴학이 승인된 사례는 44건에 그쳤다. 일자별론 19일 1133명, 20일 7620명, 21일 3025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수업 거부 등의 단체행동 사례도 전날 10개 의대에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