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 목적" VS "자본 확보"...한미그룹 가처분 심문서 공방

내달 6일 추가 심문

[사진=한미약품]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두 아들 임종윤·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첫 심문에서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형제가 반대하면서 벌어진 소송이다.

21일 오후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심문에서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신주 발행은 회사의 경영상 목적이 아닌, 특정한 사람들의 사익을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주주 권리를 침해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신주발행은 재무 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이 필요한 경우에만 제3자 배정이 가능한데 경영권 장악의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무효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오너가 가족들의 지분 구성이 비슷했기 때문에 긴장 관계가 조성돼 있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은 유동성과 연구개발(R&D)을 위한 자본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유동성 비율은 2023년 3분기 기준 약 24.9%, 한미약품도 50%에 불과해 유동성 비율이 100~300%에 이르는 경쟁사 대비 취약한 수준이고, 2020년 매출액 대비 21%에 이르던 R&D 투자도 2022년 13.4%로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한미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는 임종윤 사장 측의 주장도 강하게 반박했다. 한미그룹 측은 "상속 협의 과정에서 송 회장이 임 사장을 포함한 자녀들 대비 2배 지분을 상속받기로 했으므로, 송 회장이 경영권을 갖기로 하는 합의가 이미 성립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임 사장이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을 요구하지 않았고,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송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처분해 DX&VX의 최대주주가 된 점도 경영권 분쟁이 없었다는 논리의 근거로 들었다.

한미그룹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과연 임 사장 측이 유동성 문제 해결과 R&D 명가 재건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신주발행을 통한 OCI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는 한미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 측도 입장문을 내고 "대주주로서, 창업주의 아들로서 한미그룹의 추락과 멸망을 방관하지 않겠다"며 "한미사이언스-OCI 홀딩스의 부정하고 불법적인 계약에 따른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위법함을 알리고, 호소하는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한 추가 심문기일은 다음달 6일로 잡혔다. 이날 소액주주 신분으로 보조참가한 법무법인 이강의 김철 변호사는 "소액주주 입장에서 신주발행을 긴급히 할 필요가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며 "다음 심문에서는 채권자 측이 요구한 계약서나 의사결정 전 주고 받은 자료 등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측이 어떻게 답변할 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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