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자비쎄프타' 처방권 진입...“다제내성균 관리 개선될 것"
국내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효과적인 항생제 사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람음성균은 요로 감염, 복강 감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병원균으로, 최근 진료 현장에서는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 관리가 문제로 지적된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이동건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는 "일부 그람음성균의 경우 최후의 옵션인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도 내성을 보인다"며 "특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카바페넴내성균(CRE)에 대응하는 유일한 항생제가 국내 도입되면서 감염 관리에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1일 한국화이자제약이 개최한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 ‘자비쎄프타’(성분명 세프타지딤/아비박탐)의 보험급여 적용 기자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한 이 교수는 이같은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대한감염학회 보험부이사)도 자리해 국내외 다제내성균 치료 현황과 자비쎄프타의 임상적 혜택에 대해 설명했다.
자비쎄프타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세프타지딤’과 베타락탐 분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항균력을 유지하는 ‘아비박탐’의 복합제다. 이달 1일부터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급여 적용 대상은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 감염 △원내 감염 폐렴에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 또는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증명된 경우가 해당된다. 이번 보험 급여 적용으로 그동안 카바페넴계 항생제 내성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국내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동건 교수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항생제 사용과 도입, 병원 감염 관리 등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새로운 치료제의 수요가 매우 컸다”며 “CRE의 국내 감염 건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자비쎄프타는 CRE 감염에 작용하는 유일한 항생제로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RE 감염 환자와 면역저하자가 포함된 리얼월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비쎄프타의 치료 성공률은 복잡성 복강내 감염(cIAI)에서 64.4%,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cUTI)에서 88.3%,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을 포함한 원내감염 폐렴(HAP)에서 68.4%를 기록했다.
윤영경 교수는 "자비쎄프타는 다수의 임상 3상 연구를 통해 표준 치료제 대비 비열등한 치료 효과와 세프타지딤 단일제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 및 유럽 감염학회의 진료지침에서도 선호 치료 옵션으로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비쎄프타는 미국 감염내과학회(IDSA)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CRE 또는 치료가 어려운 녹농균(DTR-PAE)으로 인한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 치료에 선호 옵션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유럽 임상미생물학·감염질환학회(ESCMID)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시험관실험(In-vitro)에 활성이 있는 경우 CRE로 인한 중증 감염 환자에 치료법으로 권고됐다.
한국화이자제약 스페셜티 케어 사업부 이지은 전무는 “자비쎄프타의 급여 적용으로 그간 치료제 수요가 높았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의 접근성을 개선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국내 환자들이 효과적으로 다제내성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