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손상 신생아, 비아그라로 새 미래 찾을 수 있나
산소부족으로 인한 뇌병증 치료 연구...임상연구 1단계에서 희망적 결과 나와
신생아 뇌병증 치료에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생아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은 임신이나 출산 시 산소부족으로 생긴다.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신생아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의 유일한 치료법은 저체온치료법이다.
신생아 저체온요법은 심정지 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인과는 달리, 출생 후 혈류 저하로 인한 순환장애 등으로 허혈성 뇌증상을 보이는 재태기간 35주 이상 신생아에게 적용한다. 저체온 유지 정도 및 기간은 체온을 34.5도로 낮춰 72시간 동안 치료한다.
신생아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 진단 빈도는 1000명 출생아 당 1.5명이다. 사망률이 15~25%에 이르고, 생존 시에도 약 25%는 뇌성마비, 간질, 발달장애, 청각장애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심지어 저체온치료법을 사용하더라도 이 중 29%는 여전히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에 시달린다. 캐나다 몬트리올 아동병원(MCH)이 실시한 임상 1상에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을 처방할 경우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생아 뇌병증 치료 이후 뇌 손상 복구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임상 1상 결과 저체온치료법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이 발생한 아기에게 실데나필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을 이끈 MCH의 신생학자 피아 위터마크 박사는 "현재 아기가 뇌 손상을 입은 경우 물리치료, 작업치료, 전문치료 등 지지적 치료 외에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뇌를 고칠 수 있는 약물이 있다면, 이것은 아기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들에선 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실데나필은 성인 뇌졸중 환자의 신경 회복 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이 약물이 신생아의 뇌에 유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로 했다.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윈터마크 박사팀은 임신 36주 이상에 태어난 중등도에서 중증 신생아 뇌병증을 앓고 저체온치료법을 받은 아기 2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의 첫 번째 단계를 진행했다. 이들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 손상을 입었다.
그룹 중 8명은 생후 2~3일째부터 실데나필을 7일간 하루 2회(총 14회) 투여받았다. 다른 세 명의 아기에게는 위약이 투여되었다.
연구진은 어린이들의 생후 첫 10일 동안 저혈압, 간 기능 악화, 지속적인 폐고혈압, 사망 등의 이상반응 발생을 기록해 치료의 안전성을 평가했다.8명의 아기 중 2명의 아기에서 첫 번째 실데나필 투여 후 혈압이 약간 감소했으나 이후에는 재발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 뇌병증으로 인해 뇌 손상이 발생하고 치료적 저체온요법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입증된 아기에게 실데나필이 안전하고 흡수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후 30일에 실데나필로 치료받은 5명의 신생아는 손상이 부분적으로 치유되었고 뇌 용적 손실 징후가 줄어들었으며 심회백질이 증가했다. 위약 그룹에서는 이와 같은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10명 중 9명은 18개월째 신경발달 평가를 위해 관찰되었습니다. 실데나필 그룹에서는 6명 중 1명의 아기에게 뇌성마비가 발생한 반면, 위약 그룹에서는 3명 중 3명의 아기에게 뇌성마비가 발생했다. 약물을 투여한 어린이 6명 중 2명에서 전반적인 발달 및 미세 운동 지연이 나타났으며, 위약 그룹의 모든 어린이가 이러한 증상을 겪었다.
연구팀은 이번 제1상 결과를 확인하고 실데나필의 최적 용량을 찾고 신경 보호 및 신경 회복 잠재력을 확립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신생아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할 예정이다.
다음 단계에서 비아그라의 효능이 제대로 밝혀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뇌병증 으로 고통받는 아기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