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매독, 캐나다도 비상…아이가 성병 갖고 태어난다면?
지난 1월 한 달간 200여 건의 매독 발생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0만 명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흔한 성병인 매독이 캐나다에서 비상이 걸렸다. 캐나다 보건 당국은 며칠 전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매독 감염 주의를 당부하는 성명을 냈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둠이라는 나선형 모양의 세균에 감염되면서 발병한다.
최근 캐나다 매체 CTV에 따르면 테레사 탬 최고공중보건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캐나다의 매독 증가세가 급격한 양상이라며 감염 위험성을 경고했다. 탬 보건관은 “지난 2018년 이래 캐나다의 매독 발병이 두 배로 늘었다”며 “밸런타인데이를 계기로 매독 감염의 심각성에 대해 주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캐나다의 매독 감염 건수는 총 1만3953건에 달한다. 특히 태아로 전파된 선천성 감염 사례가 117건으로 집계됐다. 탬 보건관은 아울러 태아 감염 사례가 지난 2018년 이후 6배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매독의 경우 모든 사람에게 초기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따라서 모르는 사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검사와 진단, 처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태아가 선천성 매독에 감염될 경우 유산, 사산, 신생아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 전 매독 반응 검사 후 매독에 걸렸다면 치료 후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감염된 태아는 질병의 증상과 아무 증후 없이 태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아기는 몇 주안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료받지 않은 아기는 발육지연, 발작,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매독은 올해부터 국내 감염병 등급이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때 코로나19와 함께 우리를 긴장시켰던 엠폭스(원숭이두창) 역시 이와 같은 등급이다. 3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의료기관은 매독을 진단하면 질병관리청에 신고하고 매독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가 이뤄지는데, 지난 1월 한달 동안 약 200여건의 매독 진단이 보고된 바 있다.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의 매독 환자 신고가 386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