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으면 괜찮다?"...과거 흡연은 '이것'에 그대로 영향
파스퇴르연구소, 금연 후 흡연의 인체영향...후천 면역에 수년간 지속 확인
최근, 흡연자가 담배를 끊은 뒤 10년이 지나면 비흡연자의 생존율과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화제를 모은 가운데 금연을 한 후에도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담배를 피우는 동안 인체 면역 반응에 일어난 변화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해석으로, 흡연은 나이나 성별, 유전 요인만큼 면역 반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14일(현지시간) 대라 더피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연구팀은 흡연과 거대세포바이러스 잠복 감염, 체질량지수(BMI)가 인간의 면역 반응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는 연구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세균과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침입할 때 인체가 반응하는 면역 체계는 개인마다 다르다. 우선 기본적으로 나이와 성별, 유전적 요인 등이 면역 반응을 크게 좌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 차이를 유발하는 변수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면역 자극에 대한 반응의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체에 노출됐을 때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에 초점을 맞춰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1000명을 대상으로, 면역 작용제 11가지에 22시간 동안 노출된 다음 질병 관련 사이토카인 13가지 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여러 요인 가운데 흡연이 면역 반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흡연은 일반적인 면역반응을 결정하는 선천성 면역은 물론 병원체 침입 등에 대응하는 후천성 면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흡연이 선천성 면역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고 금연 후 사라졌다. 그러나 후천성 적응 면역에 미치는 영향은 흡연 후에도 수년간 지속되면서 감염이나 기타 면역 문제 발생 시 사이토카인 분비를 변화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흡연으로 인한 면역 반응의 차이는 나이나 성별, 유전 요인 등 수정할 수 없는 요소로 인한 차이만큼이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를 통해 흡연 외에도 BMI와 거대세포바이러스(CMV) 잠복 감염도 사이토카인 분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CMV의 경우 정상인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에이즈 환자나 신생아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면역에 미치는 흡연의 영향은 나이, 성별, 유전 요인에 의한 영향만큼이나 컸고, 선천성 바이러스 감염의 주요 원인인 거대세포바이러스의 잠복 감염도 사이토카인 분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흡연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는 물론,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치료법과 백신 설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