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주 전에 낳으면 자폐 위험?..."조산이 원인이라 단정하긴 어려워"
연구팀 "포괄적 원인이 있을 것"
일찍 출산하는 조산이 아이 자폐증 위험을 높인다는 기존의 연구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에 아이를 낳는 것을 말한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폐증 환자는 2017년 9401명에서 2021년 1만4548명으로 5년 새 65% 늘어났다. 자폐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다만 부모로부터 받는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외 환경적 요인으로 임신중독증, 임신 중 중금속 및 기형 발생 물질(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 등) 노출 등이 있다.
이스라엘 소로카대 의료센터 사피어 엘룩 교수 연구팀은 2005~2017년 사이 이스라엘 지역 병원과 진료소 기록을 수집해 총 11만5000건의 임신과 출산을 분석했다. 그런 뒤 분만 시기에 따른 출산한 영아의 자폐증 진단 여부를 조사했다.
분석된 임신 중 0.3%(345건)는 28주 이전에 출산한 극도로 빠른 조산이었으며, 0.6%(690건)는 28~32주 사이에 출산한 빠른 조산, 6%(6900건)는 32~37주 사이 분만한 중등도 및 후기 조산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93.1%는 37주 후에 출산됐다.
초기 분석에서 연구팀은 조기 분만과 자폐증 발생 사이 작은 연관성을 발견했다. 극도로 빠른 조산의 경우 자폐증 발생률이 1.6%로 만기 분만(0.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빠른 조산이 0.3%로 만기 분만 보다 오히려 2배 이상 낮았고, 중등도 및 후기 조산이 0.8%로 비조산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때 △인종 △산모의 임신 연령 △유아 성별 등 잠재적으로 자폐증과 관련될 수 있는 요인을 조정한 뒤 재분석했다. 그 결과 조산과 자폐증 사이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사피어 엘룩 교수는 "자폐증의 정확한 원인은 너무 복잡해서 어떤 원인 하나로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다"며 "연구 결과 조산 하나의 요인만으로 자폐증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자폐증은 보다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선 연구 결과에서는 조산이 자폐증을 불러올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메디컬센터 가정의학과의 케이시 크럼프 역학 교수 연구팀은 스웨덴에서 1973~2013년 태어난 아이들 400여만 명의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산아 중 임신 22~27주에 태어난 초조산아가 자폐증 진단율이 6.1%로 가장 높았다. 임신 28~33주에 태어난 중등도 조산아는 2.6%, 임신 34~36주에 출생한 후기 조산아는 1.9%, 임신 37~38주에 태어난 출산아는 1.6%로 나타났다.
케이시 크럼프 교수는 "조산이 자폐증의 위험요인이라는 강력한 증거이자 조산과 자폐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