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 미온수 온도 느껴져"...의수에 장착하는 '최첨단 센서' 등장
사람 체온도 감지하고 냉수, 미온수, 온수도 100% 구분 가능
이탈리아 피스토이아에서 온 57세의 남성 파브리치오는 37년 전에 한쪽 팔을 잃었다. 그는 자신의 의수에 ‘미니터치(MiniTouch)’라는 이름의 최첨단 센서를 장착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이 그 센서 위에 신체를 갖다 댔다. 피브리치오는 의수 너머로 “그의 체온이 느낄 수 있었다”면서 “그것은 나에게 매우 강한 감정이었고, 그것은 누군가와 연결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파브리치오는 또한 미니터치가 장착된 의수로 온도가 다른 물체를 구별하고 분류할 수 있었다. 섭씨 11도의 찬물, 24도의 미지근한 물 및 40도의 온수가 담긴 물병을 완벽한 정확도로 구별했다. 반면 미니터치가 없을 때의 정확도는 33%에 불과했다.
미니터치가 제공하는 온기를 통해 파브라치오는 눈을 가린 상태에서 사람의 팔과 의수를 80%의 정확도로 구별할 수 있었다. 미니터치가 없을 때 정확도는 60%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물체의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의수가 개발됐다. 기능적 인공 팔다리에 자연적 온도 감각이 접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메드(Med)》에 발표된 스위스와 이탈리아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의 일원인 이탈리아 피사에 있는 산트아나고등사범대(SSSA)의 실베스트로 미세라 교수(생체로봇학)는 “온도는 로봇의 손에 감각을 회복시키는 마지막 개척 분야의 하나”라며 “우리는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의 감각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정말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니터치가 기성 전자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온도 감각을 회복시키기 위한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의 솔라이만 쇼쿠르 교수(신경공학)는 “온도 정보를 추가하면 촉감이 더욱 인간화 한다”면서 “절단 환자의 체현감각, 즉 '이 손은 내 손이다'라는 느낌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의 목표는 촉각, 자가 운동 감각, 온도 감각을 통합한 다중 모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그런 시스템이 갖춰지면 사람들은 '이것은 부드럽고 뜨겁다', '이것은 단단하고 춥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med/fulltext/S2666-6340(23)00404-X)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