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높다면 '이 운동'하라!"...유산소 보다 혈압 더 낮춘다
월시트, 플랭크 등 등척성 운동이 가장 효과적
활발하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은 고혈압 조절을 위해 의사들이 권장하는 운동들이다. 그런데 이런 유산소 운동보다 플랭크, 월시트 등 등척성 운동이 고혈압을 낮추는데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Exercise training and resting blood pressure: a large-scale pairwise and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가 있다.
영국 캔터베리크라이스트처치대 연구팀은 2주 이상 지속되는 운동 훈련 개입이 휴식 시 혈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임상 시험 자료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유산소 운동 △동적 저항 운동 △등척성 운동 등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건강한 안정 시 혈압은 130/85 mmHg 미만으로, 고혈압 전 단계는 130~139/85~89 mmHg, 고혈압은 140/90 mmHg 이상으로 정의했다. 1990년에서 2023년 사이에 1만6000여 명이 참가한 270개의 임상 시험을 분석한 결과 모든 다양한 범주의 운동 후 휴식 시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척성 운동이 혈압 낮추는 효과 가장 커
특히 등척성 운동 후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8.24/4 mmHg 감소해 가장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소와 동적 저항 운동의 조합은 6.04/2.54 mmHg, 동적 저항 운동은 4.55/3.04mmHg, 유산소 운동은 4.49/2.53 mmHg,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4.08/2.50 mmHg 감소를 기록했다.
추가 분석 결과 등척성 운동에서는 월시트가 유산소 운동에서는 달리기가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개별 운동으로 밝혀졌다. 등척성 운동은 근육이 수축하지만 근육의 길이나 움직임에는 변함이 없는 운동이다. 예를 들어 양 손바닥을 밀착하여 서로 미는 등의 운동이다.
대표적인 등척성 운동에는 플랭크와 월시트 등이 있다. 이중 월시트(wall-sits)는 벽에 기대하는 스쿼트로 보면 된다. 플랭크와 월시트 등의 운동 방법은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 잘 소개돼 있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 병행하면 고혈압 위험 줄어
이런 개별 운동 외에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고혈압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주당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1회 이상의 근력 운동의 조합이 고혈압 발생 위험도를 가장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 유전체역학과 박재호 박사 후 연구원팀이 경기 안산과 안성에 거주하는 40∼70대 5075명의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데이터를 4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다.
결과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은 강도에서 △근력 운동은 빈도에서 고혈압 발생과 관계가 있었다.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1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운동 조합에선 고혈압 발생률이 남성에서 34%, 여성에서 44%까지 줄어 가장 효과가 좋았다.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 남성에서 31%, 여성에서 35%의 고혈압 발생률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 주 1회 이상의 근력 운동만 추가해도 고혈압 발생 위험도는 35%나 추가로 감소했다.
반면, 저 강도 유산소 운동으론 효과가 부족했고 근력 운동만 할 땐 고혈압 예방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중강도 수준의 유산소 운동은 △주당 150분 이상 △땀이 나거나 △숨이 약간 차지만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강도다.
걷기나 빠르게 걷기, 등산, 달리기 등을 모두 포함한 방식이다. 근력 운동은 신체나 기구 등의 무게를 활용해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반복해 근육의 양을 늘리는 저항운동 방식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