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 수술 후 볼처짐이 생기는 진짜 이유는?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지난주에 이어, 성형에서 언어로 발생하는 오해들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광대축소술 주제 연자로 초청받았던 한 성형외과 학회에서 ‘미적인 광대’에 대해 설명하며, 두 명의 헐리우드 배우에 대해 청중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거의 모든 청중은 성형외과 의사들이었습니다.) 왼쪽 사진은 제시카 알바, 오른쪽은 제니퍼 로렌스입니다.

 

왼쪽이 제시카 알바, 오른쪽이 제니퍼 로렌스. 어느 쪽이 더 예쁜 얼굴인가요? 서양인들은 누가 더 예쁘다 생각할까요? [사진=IMDb]
‘어느 쪽이 더 예쁜 얼굴인가요?’라고 청중에게 질문해 봤습니다. 많은 성형외과 의사들이 제시카 알바(왼쪽)에 손을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서양인들은 누가 더 예쁘다 생각할까요?’라고 물었을 때 반응이 흥미로웠습니다. 첫 질문보다 제니퍼 로렌스(오른쪽) 쪽에 손을 드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서양인들은 광대가 높은 걸 좋아하니, 우리와 달리 제니퍼 로렌스의 얼굴을 더 예쁘다고 보지 않을까라고 추측하는 것입니다. 허나 서양인들의 시각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양인들에게도 제시카 알바는 ‘연기력은 그저 그런 미녀 배우’, 제니퍼 로렌스는 ‘그리 예쁘지는 않은 연기파 배우’라는 인식이 큽니다.

그런데 왜 성형외과 의사들마저도, ‘서양인은 제니퍼 로렌스의 얼굴을 선호할 것’이라 오해했을까요?

이 오해도 언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서양인들은 ‘높은 광대(High cheekbones)’를 선호합니다. 높은 광대는 젊고 건강한 얼굴의 중요한 특성이며, 이런 특성이 강화된 얼굴을 더욱 미적으로 느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동아시인들은 돌출된 광대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서양인들은 높은 광대를 좋아하고, 동양인들은 낮은 광대를 좋아한다’라고 생각합니다. 동양과 서양이 선호하는 얼굴형의 차이가 있고, 심지어는 그것이 반대 방향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광대가 ‘높다’라는 표현 때문에 생긴 오해입니다. 한국어의 ‘높은 광대’ 와 영어의 High cheekbone 은 사실 전혀 다른 뜻입니다.

우리말에서 광대가 ‘높다’는 것은 얼굴로부터 높은 ‘돌출된 광대’를 뜻합니다. 반면, 영어에서 광대뼈(Cheekbone)가 높다(High)라는 말은 광대뼈의 돌출을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쪽(상방)에 위치해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사진을 다시 놓고 보면, 제니퍼 로렌스는 광대가 아래에 위치해서 ‘낮은 low’ 광대이고, 제시카 알바는 광대가 위에 위치해서 ‘높은 high’ 광대입니다.

왼쪽 사진의 제니퍼 로렌스는 낮은 광대(low cheekbones), 오른쪽 사진의 제시카 알바는 높은 광대(high cheekbones)입니다. 서양인은 높은(high) 광대를 좋아해서 우리와 미적기준이 다를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것은 미적 기준이 아니라 언어입니다. 

서양인들이 예쁘다 생각하는 제시카 알바의 ‘high cheekbones’은 광대뼈의 돌출부가 눈 바로 아래에 가깝도록 ‘높게 위치한 광대’입니다. 그런데, 우리 말로는 이런 광대를 오히려 ‘낮은 광대’라고 표현합니다. 동양과 서양의 미적 기준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언어 표현이 달랐던 것입니다.

실제로 동서양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광대를 보면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는 흑인, 백인, 중국인, 일본인 연예인 얼굴의 평균형을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모두가 ‘높게 위치한 광대’입니다.

흑인, 백인, 중국인, 일본인 연예인 평균 얼굴에서 광대의 느낌은 똑같을 정도로 비슷합니다. 모두 ‘높게 위치한 광대’ 입니다. [사진=Aesth Plast Surg (2010) 34:800]
그런데, 전문가들 역시 언어에 대한 오해에서 자유롭기 힘듭니다. 아시아인의 광대뼈 성형술에 대한 성형외과 논문이나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아시아인은 크고 강한 광대뼈를 아름답지 않다고 여긴다. ‘

너무나 익숙하게 쓰는 말이지만, 이 말의 전제에도 중요한 오해가 깔려 있습니다. ‘서양인들은 우리와 달라서, 크고 강한 광대뼈를 아름답다고 여긴다.’라는 오해입니다. 사실 서양인들도 크고 강한 광대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서양인들은 ‘높게 위치한’ 광대를 아름답다 여기고, 이 ‘취향’은 우리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히 서양인의 얼굴은 우리와 다릅니다. 그러므로 서구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 성형외과학에서,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의 미적 기준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학문 발전의 한 축이었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광대에 대해서만은 서구의 기준이 우리와 반대라고 오해하다 보니, 이런 과정이 들어설 여지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심지어 성형외과 의사들도 ‘어떤 광대가 예쁜지?’ 그 지향을 묻는 질문에, ‘크거나 돌출되지 않은 광대’라는 지양점 이상을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향은 없고 지양만 있는 수술 디자인이 자연스러운 결과를 낳기는 힘듭니다. 언어에 대한 오해가, 미적 기준의 부재를 낳은 상황입니다.

광대성형술을 받으면 볼이 처진다는 것이 마치 상식처럼 통하는 상황의 배경에도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성형에 조금만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뼈가 줄어드니 혹은 박리를 하니 살이 처진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광대 축소술은 대부분 입안으로 절개하여 광대뼈를 이동시킵니다. 볼살은 광대뼈에 붙어 뼈와 함께 움직입니다. 때문에 광대가 ‘위로 올라가야 예쁘다’라는 인식 없이 광대를 안으로만 밀어 넣으면 뼈와 볼살이 함께 사선으로 떨어지며 처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입안으로 절개하여 광대뼈를 밀어넣으면 뼈에 부착된 볼살은 처지는 사선 방향으로 움직이기 쉽습니다. 

광대 수술 후 실제 볼처짐이 발생한 분들을 보면, 대부분 이런 이유입니다.

볼살은 광대뼈에 붙어 뼈와 함께 움직이므로, ‘높게 위치하도록’ 축소한 광대는 살의 처짐을 만들지 않습니다.

반면 ‘높게 위치하도록’ 축소한 광대는 살의 처짐을 만들지 않습니다.

광대 수술 후에 발생하는 볼처짐의 원인은 기술적인 이유보다는, 미적인 광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바가 큽니다. 아름답고 건강한 얼굴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더 깎고 더 밀어 넣어 처진 얼굴을 낳는 아쉬운 수술의 원인에도 ‘언어에 대한 오해’가 있는 셈입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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