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먹는 약 집중투자”…제약사 ‘비만 전쟁’ 날로 치열

경구제 '오르포글리프론' 집중 투자, "미래 수요 대응 생산시설 구축할 것"

[사진=일라이 릴리]

다국적 제약기업 일라이 릴리가 먹는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주사제 ‘젭바운드’에 더해,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GLP-1 경구제(먹는약) 옵션 출시로 비만약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만약 시장에는 평균 20% 수준의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GLP-1 유사체 주사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를 내놓은 노보 노디스크와 젭바운드를 가진 릴리는 이 시장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로 매출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릴리는 젭바운드에 이은 경구 신약 개발로 맞붙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릴리는 지난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GLP-1 계열 비만 주사제 젭바운드가 출시 첫 분기에 1억7580만 달러(약 23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릴리 당뇨 및 비만 사업부 패트릭 존슨 사장은 “GLP-1 주사제는 높은 인기로 인해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모든 환자들에게 주사제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으로 경구제 오르포글리프론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만 1억1000만 명, 전 세계적으로는 6억5000만 명 이상의 비만 환자가 있다”며 “약품 수요가 너무 많아 제조업체들이 충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존슨 사장은 “주사제 사용에 제한이 있는 비만 환자는 20% 정도로 추산된다”며 “주사제가 선점한 비만약 시장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의 역할을 파악하는 동시에, 젭바운드나 위고비가 직면한 상황을 감안해 공급망 구축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저분자 화합물로,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위고비나 젭바운드 등의 주사제와 비교해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은 높고, 효과와 부작용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미 종료된 임상 2상 분석 결과를 보면, 오르포글리프론을 투약한 비만 환자들은 치료 36주차에 14.7%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가 작년 말 시작된 3상 임상에서도 유지된다면, 오르포글리프론의 차별점은 명확할 것으로 보인다.

릴리 본사 차원에서도 경구용 비만약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계획을 분명히 했다. 주사제 젭바운드의 생산공장과는 별도로 정제와 캡슐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원료의약품(API) 생산시설을 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장에서 “경구용 의약품의 제조 생산 역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오르포글리프론의 경우 임상 개발에 위험을 감수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전날 GLP-1 계열 당뇨약과 비만약 생산량 확대를 위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카탈런트(Catalent)를 165억 달러(약 22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카탈런트가 전 세계에 50여 개의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가운데, 릴리도 치료제 생산에 카탈런트의 제조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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