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주사제 ‘바비스모’, 망막정맥폐쇄 치료에 효과
치료 환자 최대 60%, 치료 간격 3~4개월로 늘려
황반변성 주사제 '바비스모(성분명 파리시맙)'가 망막정맥폐쇄 치료제로도 처방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최대 4개월 간격으로 주사가 가능한 안과질환 최초의 이중작용 항체 약물로 평가된다.
한국로슈(대표이사 닉 호리지)는 망막 주변부에 발생하는 망막분지정맥폐쇄(BRVO)와 망막 중심부의 망막중심정맥폐쇄(CRVO)로 인한 황반부종 환자에서 바비스모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 3상 연구 'BALATON 및 COMINO 연구의 새로운 72주 추적 관찰 데이터'를 7일 발표했다. 두 건의 연구 결과 바비스모의 내약성은 양호했으며, 기존 연구들과 일치하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고했다.
바비스모는 안과질환에서 승인을 받은 최초의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다.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두 가지 망막질환 발병 경로를 겨냥해 억제한다. 안지오포이에틴-2(Ang-2)와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에 동시에 작용해 혈관 안정성을 회복시킨다.
현재까지 바비스모는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으며, 25개 이상 국가에서 보험 급여 적용을 받았다. 올해 2월 기준 약 250만 도즈 이상이 공급됐다.
바비스모의 이번 임상 결과는 바스콤 팔머 안연구소가 주최하는 황반변성 관련 학술대회(Angiogenesis, Exudation, and Degeneration 2024)에서 지난 3일 화상으로 발표됐다.
연구를 살펴보면 두 건의 연구 모두 연구 시작 시점 대비 최대교정시력(BCVA) 점수(안경 등을 통해 교정 시 시력검사표의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최대 원거리 시력)의 평균 변화를 평가하고, 황반중심두께(CST)를 측정해 망막액으로 인한 망막부종의 정도를 수치로 기록했다. 망막액 과다로 인한 부종은 시각의 왜곡 및 흐릿함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망막액 소실은 중요한 임상 지표로 간주된다.
그 결과, 바비스모 치료군에서는 연구 초반 24주 차에 확인된 시력 개선 및 망막액 소실 효과가 길게는 72주 동안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바비스모를 사용한 환자들의 경우 BALATON 연구에서는 약 60%, COMINO 연구에서는 최대 48%가 치료 간격을 3~4개월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망막정맥폐쇄(RVO) 치료제들이 치료 주기를 1~2개월 간격으로 가져가는 것과 비교된다.
학회에서 바비스모 임상을 발표한 프랑스 파리시테대학교 안과 학과장 겸 유럽망막학회(EURETINA) 대표인 라민 타다요니 박사는 “최대 72주까지 시력 개선 및 망막액 소실 효과가 유지된다는 점은 바비스모가 효과적인 망막정맥폐쇄 치료제임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이번 결과는 바비스모가 내원 횟수는 줄이면서 치료 성과는 개선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슈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레비 개러웨이 박사는 “망막분지정맥폐쇄와 망막중심정맥폐쇄 모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연구에서 1년 이상 시력 및 부종 개선 효과가 유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장기 추적 결과는 시력 소실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망막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바비스모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임을 뒷받침해주는 리얼월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바비스모는 망막정맥폐쇄 치료제로 작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보건당국에 BALATON 및 COMINO 연구의 최장 72주차 결과를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