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과일 빼고 햄버거?"…올해 차례상 간소하게 해볼까
차례상 간소화에 따라 9가지 권장...정해진 과일없고, 고인 좋아하던 음식 올려도 무방
명절이면 부담스러운 일이 바로 차례다. 넘어가자니 조상님 뵐 낯이 없고, 차례를 지내자니 비용과 노력이 만만찮다. 차례를 꺼리는 분위기도 커지는 추세지만 아직 예를 갖추고자 하는 가족들과 대립이 이어지면서 갈등도 빈번하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까닭에 명절 차례를 지내야 하는 것으로 여기지만 무조건 따라야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해 1월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을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아직 이에 대한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가운데 이번 설에는 간소화된 차례상을 차려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에는 9가지 음식만 올려도 괜찮다. 기본으로는 떡국,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 있다. 육류와 생선, 떡으로 가짓수를 늘릴 수 있다. 여의치 않다면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안올려도 된다.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며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는 차례상에 의미를 둔다.
비싸진 과일에 발만 동동 구른다면 이 또한 사정에 맞게 편하게 놓아도 된다. ‘홍동백서’ 혹은 ‘조율이시’등의 순서를 맞춘 차림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이들 문자는 예법과 관련한 옛 문헌에 없는 표현이다. 정해진 과일 종류도 없으니 주변에서 구하기 쉽거나 평소에 고인이 좋아하는 과일을 올려도 무방하다.
다음은 성균고나의례정립위원회가 내놓은 차례상 간소화 궁금증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다.
와인이나 커피, 물을 술잔에 올려도 될까?
술은 모든 음식의 정수라서 술을 올리시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기제사와 같이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고 정성으로 차례상을 준비한다면, 술 대신 찻물을 올려도 좋고 정화수도 술 대신 올려도 좋다.
고인이 살아 생전에 즐겨 드시던 음식 막 올려도 될까?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를 보면 '살아 계실 때 먹지 않았던 물품으로는 제사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기록이 있다. 고인께서 생전에 즐겨 드신 음식을 올리는 것이 예법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피자, 햄버거를 즐겨 드셨다면 올려도 아무 문제 없다.
서너가지 음식만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싶은데 괜찮나?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에 의하면 6가지 과일을 갖추기가 어려우면 줄여서 쓸 수 있다. 제시된 표준 차례상은 과일과 김치(침채), 나물(숙채), 적, 송편(절식)으로 9가지 음식이다.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에 밀과와 유병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는 기록이 있다. 기름진 튀김이나 전을 굳이 올리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