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건강] ’억’ 소리 나네...전세계 제일 비싼약 TOP 5는?
CSL베링社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 46억원으로 1위
한컷건강 한줄평 : ‘꿈의 치료제’라지만, 지금 가격이라면 의미있을까.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카스게비’를 허가했습니다. 환자의 유전자를 편집해 질병을 치료한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며 ‘꿈의 치료제’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크리스퍼테라퓨틱스와 버텍스파마슈티컬스가 공동개발한 카스게비는 희귀질환인 겸상적혈구병 치료제입니다. 유전자 편집으로 병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 때문에 이론상 최소 3년 이상 약효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데요. 제조사 역시 “단회 투약한 일부 환자에게는 평생 치료 효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일반 환자들에게는 카스게비의 승인이 크게 체감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스게비에 책정된 가격이 220만 달러, 한화 약 29억원이기 때문이죠. 카스게비와 같은 날 경상적혈구병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리프제니아(제조사 블루버드바이오)’의 가격은 이보다 비싼 310만 달러(약 41억원)입니다.
이같이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초고가약’은 카스게비가 처음은 아닙니다. 최근 경제전문 포털 야후파이낸스가 소개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1회 복용 기준)은 CSL베링의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입니다. 1회 복용 가격은 350만 달러(약 46억원)로, 평생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원샷 치료제로 유명하죠.
두 번째로 비싼 약물인 블루버드바이오 ‘스카이소나’의 가격은 300만 달러, 약 40억원에 육박합니다. 희귀뇌질환인 부신백질이영양증 원샷 치료제입니다. 같은 제조사의 지중해빈혈 치료제 ‘진테글로’는 280만 달러(약 37억원)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이외에도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 키에지의 렙틴 결핍증 치료제 ‘마이알렙트’도 초고가약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부분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들이죠. 기존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병이지만, 유전자를 활용한 원샷 치료제의 등장으로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의약품의 비용 효율성을 분석하는 미국의 임상경제검토연구소(ICER)은 2022년 헴제닉스의 FDA 승인 당시 “헴제닉스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혈우병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초고가약에 적용된 최신 기술과 평생 한 번 투약하는 원샷 치료제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치료제의 가격은 일반 환자 대부분이 꿈도 꾸지 못할 어마어마한 금액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치료 접근성의 측면에서 초고가약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