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집에서 '이것' 호흡...뇌졸중도 일으킨다고?
라돈 농도 높은 지역 거주자, 낮은 지역 사람보다 뇌졸중 위험 14% ↑
한국에선 '라돈침대 사건'로 유명해진 라돈이 폐암에 이어 뇌졸중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라돈은 우라늄, 라듐 등 금속이 암석이나 토양에서 분해될 때 생성되는 자연 발생 기체로 1급 발암물질로도 분류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에릭 휘셀 교수 연구팀은 뇌졸중이 없는 평균 연령 63세 여성 참가자 15만8900명을 모집했다. 그런 뒤 이들을 1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 기간 중 참가자 6979명(4.4%)에게서 뇌졸중이 발생했다.
이때 참가자들을 그들의 주거와 주변 지역의 라돈 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가장 높은 그룹은 라돈 농도가 리터 당 4피코큐리(pCi) 이상인 지역 거주자 △중간 그룹은 이 농도가 2~4pCi인 지역 거주자 △가장 낮은 집단은 2pCi 미만인 지역에 거주하는 집단 등이 그것이다.
pCi는 라돈 등 방사선의 측정 단위이다. 1큐리는 라듐 1g이 1초 동안 방출하는 방사능의 양이며 pCi는 1조분의 1큐리를 말한다. 학계에선 1pCi는 담배 2개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같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 라돈 노출이 가장 높은 그룹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1년에 뇌졸중이 349건 발생했다. 반면 중간 그룹에서는 343건, 노출이 가장 적은 그룹에서는 333건의 뇌졸중이 유발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흡연 △당뇨병 △고혈압 등 의 요인을 조정한 뒤 재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그룹의 참가자는 가장 낮은 그룹의 참가자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14% 올랐다. 또한 중간 그룹 참가자들은 그 위험이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6% 증가했다.
에릭 휘셀 교수는 "라돈의 방사 농도가 짙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뇌졸중 위험이 증가했음을 새롭게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라돈이 새로운 뇌졸중 위험인자로 등록되는 등 공중 보건 개선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돈은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돈은 비흡연자의 폐암 원인 1등으로 꼽히며 집안 내부에서도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토양이 인접한 지하와 반지하에서 주로 검출되며 3층 이상의 아파트나 빌라에서는 벽이나 바닥의 콘크리트·모래·자갈 등 건축자재 등을 통해 나올 수 있다.
라돈 노출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집안에 라돈 배출기·외부 공기 유입장치를 설치해 농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 또한 바닥이나 벽에 생긴 균열을 막거나 아침·저녁으로 30분간 환기를 한다면 라돈으로 인한 피해를 일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