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멈칫한 화이자, M&A로 돌파구?
유진투자증권 "매출 급감...성장동력 확보 위해 M&A 나설 것"
코로나19 펜데믹이 끝나며 성장세가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가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제시됐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31일 “화이자는 코로나19 의약품의 매출 급감과 함께 내년부터 주력품목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성장 정체 우려에 직면했다”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 정책으로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화이자는 지난해 4월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기업 ‘시젠’을 인수하며 8개의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향후 2030년까지 매출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8개를 개발해 항암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권 연구원은 “화이자의 미래 매출 견인 품목으로 꼽히는 옥스브리타(겸상적혈구 치료제)와 누르텍(편두통치료제)도 기술 도입과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가 2030년까지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유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권 연구원의 분석이다.
앞서 30일 화이자는 지난해 매출이 585억 달러(약 78조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이 예상대로 감소했으며 이것이 전체적인 매출 퇴조로 이어졌다는 것이 화이자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화이자의 매출을 구성하는 주요 품목은 항혈전제 치료제 ‘엘리퀴스’,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희귀질환 치료제 ‘빈다겔’ 등이다. 특히 엘리퀴스와 프리베나는 각각 매출의 11.3%씩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지만 내년에 특허가 만료된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화이자 앨버트 불라 CEO는 “신약 개발 촉진을 위해 보다 효율적인 기업 구조를 활용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까지 최소 40억 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절감액의 70% 이상이 연구개발(R&D) 부문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