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도 최고” 야구 이정후 팬에게 40분 뒤 사인해준 사연?
야구 그만 둔 고교 친구들 배려 위해 사인 요청 미뤄
‘1억 달러의 사나이’ 이정후(25)가 소속팀 MLB(미국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훈련 합류를 위해 내일(1일) 출국한다. 올시즌 MLB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추정액-약 1483억원)에 계약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의 빅딜로 큰 화제를 모았다. 25세 나이에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쥔 것이다.
이정후는 최근에도 미담으로 주목받았다. 얼마 전 서울의 한 식당에서 고교 시절 야구부 친구들을 만난 그는 식당 주인의 사인 요청을 받자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라며 친구들과 함께 떠났다. 40분 뒤 그는 다시 그 식당으로 돌아와 사인과 함께 흔쾌히 사진까지 찍었다. 이정후는 왜 뒤늦게 다시 나타난 것일까? 그는 식당 근처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마실 때도 사인 요청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좋아하던 야구를 도중에 그만둔 친구들이 있어요. 그들 앞에서 (제가 성공했다고) 웃으며 사인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이 사연은 식당에 걸린 이정후 사진을 본 A씨가 식당 사장으로부터 당시 뒷얘기를 들은 후 SNS에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이정후의 사려 깊은 성품을 칭찬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야구 최고, 인성도 최고” “20대 나이에 배려심이 남다르네요” “도중에 야구를 그만 둔 친구들이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이정후 덕분에 아버지 이종범 전 야구 선수도 칭찬 대상에 올랐다. “아들 교육을 참 잘 시켰네요. 인성+야구 실력, 참 부럽습니다” “아버지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들었는데, 역시 다릅니다.” “이런 인성이면 MLB에서도 성공합니다”
◆ 이정후 MLB 성공 시대 출발점에 서다
이정후는 1일 미국으로 출국해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스코츠데일로 이동해 적응 훈련에 들어간다. 지난해 계약 세부 조항에 따르면 이정후는 우선 계약금 형식으로 500만 달러(약 65억원)를 받고 연봉은 700만 달러부터 시작해 매년 급격하게 올라간다. 2025년 1600만 달러(약 208억원), 2026년과 2027년은 각각 2200만달러(약 286억원)가 된다.
이정후는 30일(한국시간) 2024 메이저리그(MLB)를 빛낼 다크호스 후보로 선정됐다. 미국 야구계에서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MLB닷컴은 이날 2024시즌 진가를 보일 선수로 이정후를 포함시켰다. 팀 기여도를 나타내는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준으로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에서 1명씩 선정해 설명하고 후보 4~5명은 이름만 열거했다.
이정후는 NL 서부지구 후보에 선정됐다. MLB닷컴은 팬그래프닷컴(통계 사이트)의 분석을 토대로 이정후가 올해 시즌 타율 0.291·출루율 0.354·장타율 0.431·11홈런·54타점·78타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AR 1위에 오를 수 있는 후보 중 한 명으로 이정후를 올렸다.
20대 중반의 젊음과 출중한 야구 실력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배려심... 이정후의 MLB 성공 시대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