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매일 생리 출혈" 희귀암인데 의사는 무시, 英여성 결국엔
몇년간 생리출혈 지속됐음에도 제대로 진단 못받아...결국 자궁평활근육종으로 사망한 영국 켈리의 사연
매일 생리 출혈과 배가 부풀어 오는 증상을 겪었음에도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한 여성이 지난해 12월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웨일즈 플린트셔주 이블로에 사는 42세의 여성 켈리 펜드리는 2016년부터 심한 생리통과 통증을 경험하기 시작 시작했다. 아랫배가 무거운 느낌으로 장기간의 생리를 했고 심한 생리통이있었다. 고통스러워 병원을 찾아간 그에게 의료진은 별 것 아닌 것 처럼 진단을 끝냈고 특정 증상들을 무시했다.
켈리가 2016년에 의사와 상담했을 때 담당 의사는 그저 "출산 후에 몸이 정상화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호르몬 코일을 장착하라"는 조언을 건넬 뿐이었다. 이후에는 항우울제를 처방해주기도 했다. 켈리는 자신의 증상을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할 정도였다. 그동안 켈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며칠을 보냈다. 대부분의 날에 출혈이 있었으며, 이유 없이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배가 부풀어 올랐다.
일련의 증상들이 극심하게 나타났음에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4년이 지난 후,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을 느낀 켈리는 다시 병원을 찾았고 주치의는 마침내 증상에 대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켈리는 2020년 11월 양성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인 자궁적출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진료 예약이 계속 미뤄졌고 수술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몇년간 매일 출혈, 임신 9개월정도로 배도 부풀어 올라...자궁평활근육종 4기
2021년 6월까지 켈리는 매일 생리처럼 출혈이 있었다. 그의 배는 마치 임신 9개월 정도로 부풀어 올라 있었다. 맥밀런 암 서포트에 따르면 그해 11월, 켈리는 자궁평활근육종 4기를 진단 받았다. 자궁평활근 육종은 자궁 근층의 평활근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4기는 치료가 더이상 불가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켈리는 여섯 차례에 걸친 혹독한 항암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6월 영국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은 계속 악화됐다. 남편 마이클은 미국에서 받을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블로에서 브리스톨까지 달려가 7만6491 파운드(한화 1억 3002만 정도)를 모금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켈리는 결국 12월 3일 세상을 떠났다.
마이클은 페이스북에 켈리의 죽음을 알리며 "끝까지 암과 싸운, 놀랍고 아름다운 아내였고, 정신과 힘은 언제나처럼 놀라웠다"고 묘사했다.
자궁평활근육종은 매년 영국에서 600명이 발병하는 희귀암이다. 국내 발병률은 아직 확인된 자료가 없다. 보통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발생하지만, 젊은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평활근육종의 주요 증상은 덩어리 또는 부종이다. 이 덩어리는 골프공 크기 정도인 2인치 이상 커진다. 이에 따라 통증 또는 배를 누르는 듯한 압통이 있다. 폐경기를 겪은 사람의 경우 질 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아직 폐경기를 겪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생리 변화가 크다. 배의 불편 함 또는 팽만감이 생기고, 배변을 볼 때 피가 나오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자궁 평활근종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자궁의 평활근을 이루는 세포 중 비정상적인 세포가 증식하여 자궁근종을 형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악성 평활근육종은 1000분의 3 미만으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종양으로 종양의 크기가 갑자기 커지거나 폐경 후에 커지면 악성 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안타까운 사연입니다.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