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같은 26세?” 노안 많은 Z세대?...더 빨리 늙고 있다, 왜?
M세대 보다 Z세대 노화가 더 빨라....서양에선 '노안' 많고, 10대에서 성인병 느는 것도 연관
틱톡커 : “제가 몇 살 같아 보이나요?”
시청자들 : “30대 같은데 35세 정도?” “저랑 비슷한 40대 같아요!”
틱톡커 : 저는 26살입니다! 놀랍죠? 그 누구도 저를 제 나이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마와 같이 나가면 사람들이 저를 엄마의 오빠라고 볼 때도 있어요.
조던 하울렛(사진)은 유명 인플루언서 틱톡커다. 그는 35~40세 같은 외모를 가졌지만 실제 자신의 나이가 26세에 불과하다고 밝혀 1200만 명의 팔로워를 놀라게 했다. 이 영상은 19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울렛과 같은 Z세대 틱톡커들이 나이를 맞춰보라는 식의 영상이 유행 아닌 유행이다. 영상 속 모습을 보고 30대 40대 같다고 추측한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나이는 20대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10년은 더 어리다는 사실을 공개하면 놀라운 반응들이 이어진다.
하울렛은 “나와 비슷한 많은 Z세대 친구들이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늙어 보인다. 이전 세대보다 훨씬 빠르게 노화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안vs동안...엇갈린 MZ세대 노화 속도, 원인은?
MZ세대는 Z세대와 밀레니얼(M)세대를 말한다. Z세대는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뒤를 잇고, 2013년에서 2024년 사이에 태어난 알파 세대보다 앞선 세대다. Z세대는 27세에서 12세 사이가 주 나이층이다. 세계 젊은층을 이루는 Z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빠르게 늙고 있다는 진단들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Z세대가 나이는 어리지만 모습은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고, 일부는 부모 세대보다 나이가 많은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며 “밀레니얼세대 보다 노화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는 'MZ세대 노화 속도 진단'에 대해 보도했다.
얼굴에 주름이 많고, 피부가 푸석하며 흰머리도 나있는 등 Z세대가 '폭삭' 늙어 보이는 원인은 뭘까. 노화 관련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증가, 패스트푸드 및 가공식품 섭취 증가,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삶의 목적의식 결여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위에 ‘노안’으로 화제가 된 하울렛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도 왜 Z세대가 M세대보다 빨리 늙고 있는지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그는 "경제,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스트레스 증가, 주 5일 근무를 유지하면서 소득과 저축을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Z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빠르게 노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장기적인 직업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30세 이전에 성공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노화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덜 움직이면서 건강에 더 나쁜 음식들 섭취...노안 노화 불러
실제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미국 애틀랜타 바인 메디컬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의사인 수잔 페리 박사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Z세대가 더 빨리 노화한다는 사실에 (의학계에서는 딱히) 주목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이제 이 사실이 이해가 된다”고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Z세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소셜 미디어를 삶의 일부로 여기며 성장해 왔다. 지난 30년 동안 더욱 대중화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노화의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 Z세대의 노화는 서양과 동양에서 다른 양상을 보일 수는 있을 것 같다"며 "외모가 더 나이들어보이는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은 동안을 갖고 있어 모두 늙고 있다고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 Z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신체 노화가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신체 활동 부족과 영양 불균형 식단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강재헌 교수는 “그 여느때보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세대다. 앉아만 있다보면 몸의 활력과 건강을 제공하는 화학물질들이 줄어들어 확실히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청소년과 젊은 20대 층에서 전당뇨,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의 생활습관병이 느는 것도 신체 노화와 연관있다. 신체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적어진 현상은 신체를 늙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어 Z세대가 즐겨 먹는 음식 또한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탄산음료 및 기타 영양가 없는 음료의 소비가 늘고 있다. 이런 음식들이 노화를 앞당긴다는 연구가 많다. 평생 동안 균형있는 장내 세균이 건강과 염증 관리에 중요하지만 가공식품, 당,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은 장내 박테리아에 해로운 영향을 미쳐 몸을 더 늙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Z세대 스트레스,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더불어 팬데믹 겪으며 더 극대화
젊은 세대가 받는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이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물학적 나이가 증가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DNA가 손상되어 노화가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고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 불안한 시기를 거친 1020세대는 아마 이전 세대에 비해서 외부적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차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신체 노화에 취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범조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일찍 노출돼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도 높고, 타인과 비교하다가 우울감이 늘고 있을 가능성, 정체성 형성에 지장, 인간관계에서도 불안한 정서 등이 Z세대가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심리 정서적인 부분에서 취약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노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몸에서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화 호르몬'의 종류다.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동화 호르몬'은 생산과 성장에 기여하지만 코르티솔과 같은 이화 호르몬은 분해하고 파괴하는 특징을 가진다. 코르티솔은 파괴 호르몬으로써 피부 구성 물질을 늙게 만든다. 특히 코르티솔은 얼굴의 콜라겐을 분해하고, 뇌 조직과 장 점막을 분해하여 염증을 증가시킨다. 췌장 조직을 파괴해 심하면 췌장염이나 특히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페리 박사는 "젊을 때는 코르티솔 반응에 더 잘 대항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면 노화를 촉진해 여러 질병이 쉽게 생길 수도 있다"며 "특히 이전에 없던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은 중심 세대이다 보니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은 면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페리 박사는 “모바일, 컴퓨터 등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 또한 길어져서 블루라이트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도 Z세대가 더 빨리 노화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의 생성을 저해하고 뇌의 자연적 기능을 약화시켜 생체 일주기 리듬을 망치기 때문이다.
M세대가 Z세대보다 그나마 건강한 습관 지녀...이른 나이 시술도 '노안'에 영향
Z세대가 M세대보다 더 빨리 늙고 있다는 가정은 의과학적으로 아직 명확한 근거가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1980년에서 1997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같은 나이의 이전 세대보다 더 젊어 보이는 경향이 강하다. 평생 동안 접해 온 건강한 식습관, 스킨케어에 대한 더 올바른 지식, 메이크업의 발달은 Z세대보다 M세대가 더 '동안'이고 덜 늙게 된 대조점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10대 후반과 20대가 되어서야 스킨케어 기술을 배웠다면, Z세대는 이러한 기술에 과하게 노출돼 잘못된 제품을 사용하는 등 피부를 일찍 늙게 하는 생활 방식을 가졌다. 실제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이 과거에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보다 더 늙어 보이는 이유는 이른 나이에 이미 크고 작은 성형 시술을 받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것이 성형외과 측의 주장이다.
미국 성형외과 의사 라샤 라크샤니-모가담 박사는 “어린 나이에 필러와 독소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불필요하게 바르면 자연스러운 얼굴 발달에 영향을 미쳐 젊은 환자가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