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길면 오래산다고?”…교육 1년 늘수록 사망 위험 뚝

교육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사망 위험은 평균 1.9%씩 감소

나이가 들어도 뇌를 계속 써야 치매 위험도 줄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어도 배움을 게을리하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뇌를 계속 써야 치매 위험도 줄어들고 건강한 정신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꾸준한 배움은 장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성인의 조기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1년간 교육을 더 받을 경우 사망률이 평균 1.9%나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 학술지 랜싯 공중 보건(The 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됐다.

24일(현지시각)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글로벌 보건 불평등 연구센터(CHAIN)와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연구팀은 세계 59개국 데이터와 600편 이상의 논문에 대한 체계적 검토와 메타 분석을 통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간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교육이 수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세계 59개국 70개 지역의 데이터와 논문 603편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 1만355개의 데이터세트를 추출, 교육, 식습관·음주·흡연 등 위험 요소, 사회경제적 요인 등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 간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교육은 모든 원인에 의한 성인 사망률과 양적 비례 관계를 보였다. 교육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사망 위험은 평균 1.9%씩 감소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초등학교를 6년 마친 사람은 학교를 전혀 다니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3.1% 낮았다. 또 중등교육 6년을 마친 사람은 24.5%, 18년간 교육을 받은 사람은 사망 위험이 34.3%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교육에 의한 사망 위험 감소 효과는 고령층보다 젊은층에서 더 큰 것으로 관찰됐다. 18~49세에서는 교육기간이 1년 늘어날 때 사망 위험이 평균 2.9% 낮아졌고, 70세 이상에서는 사망 위험이 0.8% 줄었다.

아울러 교육의 효과는 식습관, 흡연, 과음 등 다른 요소들의 영향과 비슷했다며 학교를 전혀 가지 않은 것은 하루에 술을 5잔 이상을 마시거나 담배 10개비를 10년 간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교육의 효과는 부유한 선진국과 빈곤국에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미르자 발라즈 박사는 “더 많은 교육은 더 나은 고용과 더 높은 소득으로 이어지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도 높인다”며 “생명을 앗아가는 지속적인 불평등을 막으려면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사회적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이 안 좋아 일을 못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눈길을 끈다. 앞서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0~2016년)를 활용해 건강문제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없는 30~79세 성인 2만9930명을 대상으로, 교육수준과 건강상의 이유로 미취업 상태(이하 건강 관련 퇴직)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 걸쳐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 관련 퇴직 인구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교육 수준을 중졸 이하, 고졸, 대졸 이상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 그룹별 건강 관련 퇴직비율을 분석한 결과, 고학력자 그룹과 비교해 저학력자가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하지 못할 확률은 2.54배였으며, 남성의 경우 약 1.86배, 여성의 경우 1.48배로 나타났다.

강모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교육수준과 장해퇴직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은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취약한 사회집단이 오랫동안 노동시장에 남아 소득을 유지시키면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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