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져 좋아했는데"…2년간 '이렇게' 빠지면 암 때문?
2년간 체중이 의도치 않게 10% 이상 감소한 경우, 암 위험군
추운 겨울,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체중 역시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만약 이런 시기에 살이라도 빠진다면 더할나위없이 기쁜겠지만 최근 2년간 체중이 의도치 않게 10% 이상 감소한 경우 상부 위장관 암 등 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의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는 암 위험 신호라며 의사 상담을 권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JAMA) 최신호에 게재됐다.
24일(현지시각) 미국 다나 파버 암 연구소(DFCI) 브라이언 울핀 의료종사자 15만 7천여 명을 최장 3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체중이 의도치 않게 10% 이상 감소한 경우 1년 내 암 진단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에서 1976년부터 30~55세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간호사 건강연구와 1986년부터 40~75세 남성 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의료 전문가 추적 연구 등 2개 대규모 종단연구 참가자 15만 7474명을 2016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2년마다 신체활동에 관한 질문이 포함된 설문지를 통해 체중을 보고하고 4년마다 식단 변화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연구팀은 식단과 신체활동 정보를 토대로 참가자들의 체중 감량 행동을 '높음·중간·낮음'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총 164만 인년(1인년은 1명을 1년 관찰한 값) 동안 추적 관찰에서 암은 모두 1만 5809건(10만 인년당 964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2년간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사람이 12개월 안에 암 진단을 받은 건수는 10만 인년당 1362건으로, 체중이 감소하지 않은 사람의 암 진단 건수(10만 인년당 869건)보다 10만 인년당 493건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체중 감량 의도가 없었는데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참가자의 암 발생 건수는 10만 인년당 2687건으로 체중이 줄지 않은 참가자의 암 발생 건수(10만 인년당 1220건)보다 배 이상 많았다.
암 중에서는 식도·위·간·담도·췌장 등 상부 위장관 암 발생이 특히 많은 경향을 보였다. 체중이 10% 이상 준 참가자의 상부 위장관 암 발생 건수는 10만 인년당 173건으로 체중이 줄지 않은 참가자(10만 인년당 35건)보다 5배 가까이 많았다.
이밖에 체중 감소는 비호지킨 림프종과 다발성 골수종, 백혈병 등 혈액암과 대장암, 폐암 등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방암, 비뇨생식기암, 뇌암, 흑색종 같은 암 위험 증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울핀 박사는 "예상치 못한 체중 감소는 암이나 다른 여러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며 "운동이나 건강한 식단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의도치 않게 체중이 준다면 의사와 상담해 암 등 다른 원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한지 판단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