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땅속에 '좀비 바이러스'?...녹으면 대재앙 올 수도
북극 녹아 내리면 고대 바이러스 출현 현실화 가능성 제기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 땅속에 갇혀 있던 고대 좀비 바이러스가 출현해 세계 보건 상황에 대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는 가운데 이제껏 직면하지 못한 위협적 시나리오가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북극이나 남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 영구동토층은 지중온도가 일년 내내 물의 어는점 이하로 유지되는 토양층을 말한다. 지구 북반구의 거의 20%를 차지하는 이 곳의 가장 깊은 층에는 약 30만 년 전 지구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가 보존되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바이러스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보다 훨씬 이전인 100만 년 전에도 지구에 서식했던 미생물로 짐작된다.
프랑스 엑상 마르세유 대학교 의학 및 유전체학 명예 교수인 유전학자 장 미셸 클라베리 박사는 "(북극이 녹아 내리는 상황에 대해)지금 실질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처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영국 가디언 등이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구동토층에 존재하는 위협적 미생물로는 메투셀라(Methuselah)라는 종이 있다. '좀비 바이러스'로도 알려져 있으며 가장 오래 살았던 성경 속 인물의 이름이기도 하는 이 메투셀라는 수만 년 동안 땅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 실제로 영구 동토층은 요구르트를 넣어도 5만 년이 지난 후에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냉동 보존력을 지녔다.
현대인은 이러한 선사시대 바이러스 침입자에 대해 방어할 자연 면역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 클라베리 박사는 "우리의 면역 체계는 이러한 미생물과 접촉한 적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걱정거리"라며 "네안데르탈인을 감염시켰던 미지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은 낮지만 현실로 나타날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고대 바이러스가 지구의 가장 외딴 지역에 있는 '얼음 감옥'을 탈출해 새로운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적어도 우려할 만한 여지가 있다라는 것이 바이러스 분야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마리온 쿱만스 박사는 "영구 동토층에 어떤 바이러스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대 형태의 소아마비처럼 질병 발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제 교육 및 연구 협동 조합인 북극대학과 협력하여 고대 미생물로 인한 질병 사례를 조기에 식별해 확산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기 전에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감염된 사람들을 위한 격리 시설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전염성 환자가 지역을 떠나는 것을 방지하는 등 잠재적 발병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