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기억 더 잘해"...노인 기억력 좋은 때 있다
주변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기억력 더 좋아
과학기술 혁명의 시대라고 하지만 노인의 지혜가 첨단 기술보다 더 빛날 때가 있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수록 인지 기능은 쇠퇴하는데 노인들은 어떻게 지력을 발휘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노인은 자신과 관계없는 정보에 아예 관심을 잘 보이지 않는데 이것이 오히려 기억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신경학연구소 연구팀은 17~29세 젊은이 24명과 60~73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기억력 실험을 실시하고 결과를 비교했다.
우선 연구 참가자에게 연속되는 몇 장의 그림과 함께 각각 그림과 거리가 먼 단어를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새(bird) 그림과 점프(jump)라는 단어를 함께 보여 주는 것이다.
10분간 휴식 뒤 참가자들은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세 종류의 그림-단어 쌍을 보게 했다. 첫 번째 쌍은 앞서 실험에서 나왔던 그림-단어지만 주의를 흩트리기 위해 두 번째에는 같은 그림에 다른 단어를, 세 번째에는 새로운 그림-단어 쌍을 보여 주었다.
그 결과 새로운 그림-단어 쌍과 비교해 처음 보았던 그림-단어 쌍에 대한 기억은 젊은이보다 노인이 3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인은 젊은이들보다 주변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더 좋은 기억력과 이해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왜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쌓이는지 일정 부분 설명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또 “이런 기억력의 격차가 노인들이 의사 결정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 결과(Hyper-binding : A unique age effect)는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