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팀 발목 잡은 ‘십자인대 파열’… 예방법은?
평소 무릎 근육 단련 필요...운동 전에는 충분히 스트레칭해야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요르단 전은 주전 골키퍼 김승규(34, 알샤밥)가 십자인대 파열로 중도 하차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김승규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던 시절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대표팀 핵심 선수다.
19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김승규는 요르단 전을 앞두고 실시한 훈련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후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결과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십자인대는 허벅지와 정강이뼈를 고정해 무릎이 회전할 때 관절 안전성을 담당하는 부위다. 무릎 앞쪽에 있는 인대를 ‘전방십자인대’, 무릎 뒤쪽 인대를 ‘후방십자인대’라고 한다. 외부 충격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 정지, 잘못된 착지 등으로 무릎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파열될 수 있다. 몸을 날려 공을 막아야 하는 김승규 포지션의 특성상 이러한 외부 충격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파열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뚝’하는 파열음과 함께 무릎 안에 피가 고이게 되면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붓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단순한 염좌 및 타박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십자인대 파열은 약물이나 주사, 재활 운동만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파열 정도가 심하거나 주변 연골 등 추가 손상이 확인되면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축구협회는 김승규의 자세한 부상 정도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회 소집 해제 및 조기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파열 정도가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 선수가 아닌 일반인도 십자인대 파열의 위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며 십자인대 파열이 일반인에게도 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5만5000명이었다.
십자인대는 파열되기 전 예방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 벽에 등을 기대고 무릎을 천천히 구부리거나 책상 위에 손을 엊고 다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으로 무릎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무릎을 풀어준 후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편, 김승규를 부상으로 잃은 한국 대표팀은 조현우(33, 울산)과 송범근(26, 쇼난 벨마레) 2명의 골키퍼로 남은 대회 일정을 치르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조현우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주전으로 활약하는 등 충분한 국제 대회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팀이 악재를 극복하고 목표대로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