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미끄러지려면" 빙판길에서 ‘이 동물’처럼 걸어라?
영국 복지부 권고에 국민들은 “차라리 넘어질래”
전국 곳곳에 비와 눈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엔 44cm의 폭설이 내려 2024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의 행사 일부가 취소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과 강원도의 기온이 영하 10도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주말 사이 내린 눈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생겼다.
미끄러운 도로 때문에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가운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내놓은 기상천외한 해결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끄러운 도로에서 넘어져 다치는 것을 막으려면 ‘펭귄처럼’ 걷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 주 4일 간 내린 폭설로 국가 전역에 경보가 발령되고 항공기 결항, 학교 폐쇄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NHS는 15일(현지시간) “펭귄은 얼음 위를 걷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알고 있다”며 “약간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는 있어도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빼며 낮은 무게 중심을 유지하면 낙상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온라인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같은 NHS의 권고는 국민들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21일 데일리메일 등 영국 현지 언론은 다양한 영국인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X(과거 트위터)’에 남긴 비판적인 메시지를 보도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NHS는 더 안전한 포장 도로를 만들거나 빠른 제설을 돕는 대신 펭귄처럼 걸으라고 조언했다”거나 “펭귄처럼 걷느니 차라리 100명 앞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쪽을 택하겠다”며 NHS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NHS의 이같은 조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에도 스코틀랜드 NHS는 “걸을 때 앞다리에 체중을 유지하는 등 펭귄처럼 걸으면 미끄러짐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해 조롱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영국 네티즌들은 “누가 에스키모에게도 이 방법을 가르쳐줘라”거나 “범고래의 먹이가 되지 않는 방법은 없나요?” 등 지금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NHS의 주장은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다. 겨울철 노인들의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자세는 무게 중심을 낮추고 두 팔로 균형을 잡으며 천천히 걷는 것이다. 이 장면을 멀리서 보면 얼핏 펭귄과 비슷할 수도 있다.
빙판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팔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추운 겨울에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기 쉽지만, 두 팔이 자유롭지 않으면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고 넘어졌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불가능해 낙상 위험을 크게 높인다. 따라서 장갑을 착용하고 두 팔은 밖으로 빼는 것이 안전하다. 슬리퍼나 샌들 등 뒤꿈치를 잡아주지 못하는 신발은 피하고, 필요 시 지팡이 등 보조 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