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일반인보다 건강하다?...코로나 입원 위험 ↓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재민 교수팀 연구
암 진단 후 5년 이상된 생존자는 암이 없었던 사람보다 코로나19 확진 시 입원·중증입원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재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20~2022년까지 코로나19로 진단된 40세 이상 79세 이하 환자 79만여 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때 대상자들의 암 투병 유무에 따른 △입원 △중증 입원 △사망 위험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 중 암 병력이 있는 39만7050명과 암 병력이 없는 39만7050명을 1대1 매칭 방식으로 비교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에 걸린 암 환자 중 11.1%가 입원해 1.0%가 사망했다. 반면, 코로나19에 걸린 암이 없었던 사람 중에서는 10.2%가 입원해 0.5%가 사망해 암 환자가 암 투병 이력이 없던 사람보다 입원율과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주목할 점은 암 진단 시기별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입원 위험은 암이 없었던 환자보다 암을 진단받은 지 5년이 넘은 암 생존자가 0.96배, 2~5년 전에 진단받은 암 환자는 1.10배, 1~2년 전 암 진단 환자 1.30배, 1년 미만 암 진단 환자 1.82배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입원 위험'은 암이 없었던 환자보다 암을 진단받은 지 5년이 넘은 암 생존자는 0.90배, 2~5년 전에 진단받은 암 환자는 1.22배, 1~2년 전 암 진단 환자는 1.60배, 1년 미만 암 진단 환자는 2.29배였다.
즉, 암을 최근에 진단받은 환자들의 코로나19 입원 및 중증 입원의 위험은 암 병력이 없는 환자보다 높았다. 그러나 암을 진단받은 지 5년 이상 된, 암을 이겨낸 생존자들의 입원·중증 입원의 위험은 오히려 낮았다.
연구를 이끈 박재민 교수는 "암 생존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자연스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행태가 더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암 진단을 받았다고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건강한 생활습관, 금연, 예방접종, 동반된 만성질환 관리 등을 통해 건강 관리를 잘하면 오히려 더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인 《한국 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