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살 빼준다?...몸무게 7%, 체지방 6% 감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정문재 교수팀 연구
십이지장에 내시경을 통해 빛을 쬐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정문재 교수·내분비내과 구철룡 교수 연구팀은 내시경을 통한 빛 치료로 당뇨에 걸린 쥐의 몸무게와 체지방량을 각각 7%, 6% 감소시켰다고 15일에 밝혔다.
비만대사 수술은 위를 줄이거나 영양을 흡수하는 소장의 길을 바꾸는 치료다. 당뇨병과 비만 치료 효과가 매우 커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약처도 고도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 대상 비만대사 수술 시행을 허가했다. 하지만 부작용 우려 탓에 수술이 필요한 환자 1%도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소화 과정을 빠르게 거치면서 △구토 △어지러움 △식은땀 등이 나타나는 덤핑증후군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또 위 폐쇄, 영양실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방법으로 내시경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내시경을 통한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PDT)가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는지 살펴봤다. PDT는 빛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제인 광과민제(광감각제)에 특정 파장의 빛을 내리 쬐 주변 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치료를 위해 조준한 세포는 십이지장에 분포하는 K세포다. K세포는 위 운동을 늦추는 펩티드(GIP, 단백질)를 분비해 대사질환을 악화시킨다. 반면 L세포는 혈당 조절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을 분비해 혈당·체중·식욕 감소를 통해 대사질환을 호전시킨다.
연구팀이 이번에 시도한 것은 K세포가 주로 분포하는 십이지장 내부에 광과민제를 주입한 뒤 특정 파장의 빚을 조사해 K세포를 제거하고 L세포를 증식하는 것이었다. 설정한 내시경 광역동치료를 당뇨병에 걸린 실험 쥐에게 적용했다. 치료 결과, GIP 분비가 줄어 몸무게 7%, 체지방량 6% 감소는 물론 당뇨 개선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구철룡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역동치료를 통해 소장 대사질환에 관여하는 세포 비율을 변화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만 치료 약제 대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정문재 교수는 "광역동치료는 수술에 비해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며 "인체 적용을 위해 시술을 다양한 조건에서 테스트하는 추가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Biomaterial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