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때만 되면 "남편과 이혼 원해"...호주女 7년간 괴롭힌 이 병은?
생리 시작 일주일 전 시작되는 극심한 월경전증후군 증상...월경전불쾌감장애, 심하면 자살 충동까지
"매달 남편과 이혼하고 싶었다. 결혼생활을 끝내고 싶었다, 7년 간 매달 이 감정에 시달렸다."
7년 동안 극심한 월경전증후군 증상으로 매달 남편과 헤어질 위기에 처했던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지 ‘더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주 골드코스트에 사는 브리트니 마스덴(36)은 매달 생리 직전이면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어 극심한 기분 변화와 불쾌감, 자살 충동, 정신증 증상에 시달렸고 매번 결혼생활까지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졌다. 브리트니가 마침내 2020년 10월 진단 받은 질환은 월경전불쾌감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PMDD)였다.
브리트니의 사례는 그 중에서도 매우 심한 쪽에 속했다. 생리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 극심한 불안감과 감정 변화가 나타났다. 매달 자살 충동에 시달렸고 결혼 생활을 끝내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정신병 증상으로 인해 세 차례나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3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 경두개 자기자극법(TMS, 자기에너지를 이용해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우울증 등 신경질환 및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됨) 치료를 받기도 했다.
수년 간의 고군분투 끝에 마침내 월경전불쾌감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처방 받은 진통제는 증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에 브리트니는 직접 조사와 공부를 하고 유전학자를 만나는 등 자신의 증상을 스스로 완화시킬 방법을 찾았다. 유전자 검사 결과 브리트니는 MTHFR 유전자에 변이가 있었다. 이 유전자의 주요 기능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 B 대사에 관여하는 MTHFR 단백질 생성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유전자 변이로 인한 결핍을 교정하는 메틸엽산 b12 보충제를 몇 주 동안 복용한 후, 브리트니는 증상이 극적으로 개선된 것을 느꼈다.
브리트니는 체내 수은과 같은 중금속을 제거하는 중금속 디톡스도 받았고 식단은 저히스타민식으로 바꿨다. 가공식품, 설탕, 카페인도 끊었다. 어릴 때 경험한 극심한 트라우마도 증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였다. 브리트니의 설명에 따르면, 월경전불쾌감장애를 가진 여성의 약 83%가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한다. 브리트니 또한 어릴 때 겪은 트라우마로 신경계 조절에 문제를 경험했다.
그의 월경전불쾌감장애 증상은 결혼 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남편 제이크는 어떻게 해야 아내를 도울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함께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질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고, 제이크는 지금도 아내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월경전불쾌감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배우자도 시간을 내어 이 질환에 대해 배우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현재 브리트니는 여성 건강 전문가가 되어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들을 돕고 있다. 그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고통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며 “여성들이 자궁절제술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3~8% 경험하는 월경전불쾌감장애
월경전불쾌감장애는 월경전증후군의 매우 심각한 형태로, 여성의 약 3~8%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달 여러 가지 심각한 신체적, 감정적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과 사회활동,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려울 수 있다. 심한 경우 사연의 여성과 같이 자살 충동이 일기도 한다. 보통 월경 시작 일주일 전부터 월경 전까지가 가장 심하고, 월경 시작 후 며칠 이내에 점차 증상이 나아진다.
흔한 감정적 증상으로는 △심한 기분 변화 △기운 부족 △평소 즐기던 활동에 대한 흥미 감소 △절망감 △자살 충동 △짜증이나 화남 △불안감 △긴장감 △초조함 △통제감 상실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신체적으로는 △유방 압통 빛 부기 △근육통, 관절통 △두통 △더부룩함 △식욕 변화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월경전불쾌감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 흡연, 트라우마,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하는 DSM-5(2013년에 나온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 다섯 번째 개정판)에 정식 진단으로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