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 내리면 더 아파”…날씨로 통증예보 할 수 있다?

저기압과 높은 습도, 줄어드는 신체활동, 우울감 등이 통증 악화 요인

어떤 사람들에겐 비 오는 날이 낭만일 수 있다. 하지만 만성 통증, 무릎 관절염, 편두통 등을 앓는 환자에겐 고통의 시작이다. 날씨에 바탕을 둔 '통증 예보'가 아쉽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꾸무룩하고 비나 눈이 내리면 온몸이 쑤신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궂은 날씨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다. 신체활동이 줄고, 우울감이 높아지고, 통증에 더 민감해진다. 무릎 관절염, 편두통 등 증상이 심해질 위험이 높다.

날씨 패턴과 만성 통증 사이에 일관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날씨를 바탕으로 한 ‘통증 예보’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0%가 통증 예보를 내리면 일상 행동을 확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만성 통증은 평상시에도 충분히 고통스럽다. 나쁜 날씨에는 이미 아픈 관절과 엉덩이가 훨씬 더 아플 수 있다. 폭풍우, 추위, 기압의 변화(저기압) 등으로 많은 사람이 통증을 호소한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크리스토퍼 엘식 연구원(대기과학 강사)은 “날씨를 기반으로 하는 통증 예보가 가능하다. 이런 유형의 예보를 잘 활용할 계층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총 46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편두통 환자임을 밝힌 응답자 중 89%는 자신의 통증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날씨를 꼽았다. 특히 79%는 날씨가 통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했다.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응답자 중 64%는 날씨 패턴이 통증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 가운데 약 94%는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유력한 요인으로 날씨를 지목했다.

연구팀은 “날씨에 바탕을 둔 통증 예보는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만성 통증, 편두통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루 동안 통증 위험의 수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면, 이들 환자가 기존 계획을 취소하거나 통증을 예방하는 각종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 이상은 날씨와 관련된 통증 위험이 높을 경우 휴식, 약물 복용, 복합적인 위험 요인 피하기 등 예방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편두통이 있다는 응답자의 47%, 통증 관련 병을 앓고 있다는 응답자의 46%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특히 편두통 환자의 72%, 통증 관련 병을 앓는 환자의 66%는 날씨에 따른 통증 예보가 있으면 기존 계획을 취소하거나 예방 조치를 취하는 등 행동을 바꾸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예보 도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일부 응답자는 이미 날씨 관련 통증을 예측하기 위해 특정 온라인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 도구 중 ‘애큐웨더(AccuWeather)’는 대기 상태에 따른 관절염과 편두통의 통증 위험도를 낮거나 높게 예측해 준다. 하지만 이런 기존 도구는 고려하는 변수나 예측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신뢰할 수 있는 ‘통증 기반 일기예보’를 만들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생물기상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에 실렸고 미국 과학문화포털 ‘스터디파인즈(Studyfind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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