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장남 "OCI와 통합 몰랐다"...경영권 분쟁 가능성
12일 한미사이언스가 지분 맞교환을 통해 OCI홀딩스와 통합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해당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3일 임 사장은 코리그룹 공식 트위터(X)에 "한미사이언스와 OCI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전했다.
전날 한미약품그룹은 주식양수도, 현물출자, 신주양수도 계약 체결을 통해 OCI홀딩스와 그룹을 통합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브랜드 통합 작업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이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룹 통합 전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11.66%를 보유한 송영숙 회장이었다. 이어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10.56%), 임주현 사장(10.20%), 임종윤 사장(9.91%) 순이었다.
하지만 그룹 통합을 통해 한미약품그룹 최대주주는 지분율 27%를 차지하는 OCI홀딩스가 됐다. 대신 임주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전량 매각한 돈으로 OCI홀딩스 지분을 10.4%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그룹 지배구조가 임주현 사장과 송영숙 회장→OCI홀딩스→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순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종윤, 임종훈 사장 두 형제의 그룹 내 지배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제약업계의 시각이다.
한미약품은 2020년 8월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후계구도가 변했다. 아내 송영숙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 후 2021년 임주현 사장이 한미약품 사장으로 선임됐고, 이듬해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임주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 실장으로 선임되면서 입지가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