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때 '도넛' 많이 먹으면?...17살 때 '이곳' 딱딱해져
아동기 지방, 설탕 많고 칼로리 높은 식단 향후 심장병 위험 높여
도넛, 햄버거 등 어릴 때 칼로리가 높고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위주의 식사를 하면 청소년기에 이미 혈관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이 4700여 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조사한 결과, 칼로리 및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먹은 아이들일수록 17세가 되었을 때 동맥이 더 뻣뻣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맥은 심장에서 우리 몸 곳곳의 세포로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동맥이 경직되면 고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부모 및 자녀에 관한 에이번 종단연구(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에 참여한 아이들의 자료를 토대로 7세 때부터의 식단을 살펴보고, 17세가 되었을 때 혈관의 탄력성을 검사하는 맥파전달속도와 경동맥 내중막두께(carotid intima)를 측정했다.
그 결과, 7세와 10세 때 지방과 설탕 함량이 높은 고칼로리식 위주의 식사를 한 아이들은 지방과 설탕은 적고 칼로리는 낮은 음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아이들에 비해 17세 때 동맥이 더 딱딱 뻣뻣했다.
또한 생선, 채소, 과일, 콩 등 지중해식 식단에서 주로 섭취하는 음식을 많이 먹은 아이들은 같은 시기 동맥 경직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리류 과일, 다양한 색의 채소, 견과류, 씨앗류, 향신료, 해산물 등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을 즐겨 먹는 아이들도 동맥이 덜 뻣뻣했다. 연구진은 아이마다 칼로리 요구량이 다르고 이는 나이, 체격, 운동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이끈 브리스틀대 의대 제네비브 버클랜드 박사는 “아이들이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통곡물이나 현미와 같은 고섬유질 전분식품, 저지방 단백질을 충분히 먹으면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얻으면서 칼로리를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균형 잡힌 식습관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영국심장협회 소냐 바부-나라얀 박사 또한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식습관을 조기에 개선하여 평생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청소년기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장에 구조적, 기능적 손상이 일어나 조기 심장 손상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아동기와 청소년기 콜레스테롤과 이상지지혈증(혈중 지질 불균형)이 높으면 40대 중반에는 조기사망 위험이, 20대 중반에는 기타 심장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영양학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영국 엑서터대, 브리스틀대와 핀란드 이스턴핀란드대 연구진이 진행하고 영국심장재단(British Heart Foundation)이 자금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