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게임체인저' 등장? "90% 정확도에 가격은 10분의 1"
혈액 이용해 초기 암 남성 93%, 여성 84% 정확도로 진단 가능
앞으로는 혈액으로도 암 진단이 가능한 세상이 올 수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혈액을 통해 암 18종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기존보다 훨씬 더 저렴한 방식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방식마저 간단해 초기 암을 진단할 때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종양학≫에 최근 발표됐다.
9일(현지시각) 미국 하버드대 의대 출신 의과학자들이 모여 창업한 생명공학회사 ‘노벨나(Novelna)’는 혈액을 통해 암 18종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직접 개발한 진단법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18가지 유형의 암 진단을 받은 440명과 건강한 44명을 모집해 혈액 샘플을 수집했다. 그런 다음 개발한 진단법이 올바르게 진단을 하는지를 따졌다.
그 결과, 개발한 진단법은 상당한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93%의 정확도로 남성이 앓고 있는 암을 식별했다. 여성은 84%의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정확도가 차이 나는 것에 대해 성별에 따라 암 단백질 신호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암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진단 검사가 필수다다. X선이나 초음파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실시해 암 발생이 의심되는 부위를 촬영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식은 복잡한 과정 대신 혈액을 사용해 초기 암을 진단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진단법에 소요되는 비용이 100달러(약13만 원) 아래 선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다른 다중 초기 암 진단법은 가격이 1000달러(약131만 원)에 달한다”며 “개발한 진단법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하며 접근 가능한 암 검진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암 세포가 자라면 혈액 내 종양 표지자가 나타나는데, 종양 표지자는 특정 종양이 혈류로 분비하는 물질이다. 이 표지자의 혈중 수치를 측정하면 암 세포 존재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기존에도 혈액을 이용해 암을 조기 진단하는 방식이 존재했다”며 “기존 방식은 혈액 내 종양 DNA에만 의존해 암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정확도와 암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는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방식이 암과 관련된 혈장 내 단백질 10종까지 분석해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이 설명이다.
연구팀은 “기존 방식의 정확도는 50% 정도에 머물렀다”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개발 중인 ‘갈레리 테스트’ 등 여타 조기 암 진단 방식보다 훨씬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