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 잦은 아이, 발달에 문제 생길 수도?
고막 뒤에 체액이 쌓여 청력 방해로 언어발달 느려져
어린이들이 흔하게 걸리는 중이염에 자주 걸리면 청각과 언어발달이 느려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제소아이비인후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Pediatric Otorhinolaryngology)》1월호에 게재된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논문의 주 저자인 플로리다대의 수잔 니트루어 교수(언어청각과학)는 “중이염은 너무 흔해서 우리는 장기적인 영향이 없다고 일축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중이염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중이염은 고막 뒤에 체액이 쌓이기 때문에 청력을 방해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체액 축적은 귀 감염이 고통스럽지 않더라도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니르투어 교수 연구진은 5세~10세 어린이 117명의 발달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어린이들의 언어와 청각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세 가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첫 번째 테스트는 세 명의 만화 등장인물 중 다른 두 명과 목소리가 다른 한 명을 찾아내는 거였다. 또 어린이들의 어휘력 평가를 위해 사진들을 제시하고 제목을 짓게 하는 테스트와 같음 음절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단어들을 구별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연구진은 3세 이전에 여러 차례 귀 감염을 겪은 아이들이 어휘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비슷한 소리를 내는 단어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발견했다. 중이염에 자주 걸리는 어린이는 뇌의 청각 처리 센터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소리의 변화를 감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는 부모와 의사, 교육자들이 중이염에 걸리기 쉬운 아이들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니트루어 교수는 말했다. 또 중이염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체액 축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성 중이염이 있는 어린이는 체액 배출을 돕는 임시 튜브를 통해서도 치료될 수 있다.
어린이의 언어발달 지체는 고학년이 돼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고학년이 될수록 사용하는 언어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이염에 자주 걸리는 어린이는 학업 경력 내내 잠재적인 발달 지연에 대해 계속 관찰되어야 한다고 니트루어 교수는 강조했다. 연구진은 조산 등 다른 이유로 난청 발달이 늦어질 위험이 있는 어린이들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65587623003683?via%3Di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