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먹고 바로 양치하지 마라!"...英 치과의사 경고, 왜?
양치 바로 하면 안되는 3가지 순간...구토 후, 아침식사 후, 단음식 섭취 후 입안 산성돼
구토를 하거나 달콤한 음식을 먹은 직후 양치를 하면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치과의사 샤디 마누체리는 "구토를 하거나 아침 식사 직후 이를 바로 닦으면 안 된다"며 "입안이 산성으로 변해 치아를 구성하는 에나멜층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나멜층은 치아의 가장 바깥 층을 덮고 있으며 충치 예방 역할을 한다. 일명 치아의 방패막이라 불리는 에나멜층이 산성에 노출되면 치아가 쉽게 부식되고, 파괴 시 충치가 잘 생긴다.
설탕이 든 음식을 먹은 뒤에도 곧바로 양치를 하면 안 된다고 마누체리는 주장했다. 설탕이 분해되면서 일시적으로 입안이 산성 환경이 돼 양치를 하면 에나멜층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치를 바로 해선 안 되는 세 가지 순간이 있다”며 “구토를 하거나 아침 식사, 단 음식을 먹은 직후엔 입안이 산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양치를 한다는 것은 치아를 산성 물질로 문지르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나멜층 파괴를 막으려면 아침 식사, 구토 등을 한 뒤 1시간이 지난 다음 양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 속 산성 환경일 때 양치하면 치아에 강한 자극...산성 식품 먹었다면 최소 30분 후 양치해야
마누체리의 조언처럼 입안이 산성 상태면 충치를 비롯 잇몸질환 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산성 환경은 세균이 자라기 쉽고, 이 상태에서 칫솔질을 하면 치아에 강한 자극이 가해진다. 그가 언급한 구토 직후 또는 설탕이 함유된 음식을 먹은 뒤엔 입안이 산성으로 바뀌기 쉽다. 구토를 하면 강한 산성이 위산으로 역류한다. 설탕은 입안에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 산을 생성해 입 속 환경을 바꾼다.
아침식사 직후 양치를 하면 안 된다는 조언은 상황에 따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식사 직후, 10분 후 등 양치를 하는 시간을 정해두기 보단 먹은 음식을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다는 입장이다. 치과의사협회 가이드라인을 살펴봐도 정확히 식후 몇 분 안에 양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식사 후 음식물 찌꺼기 등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으면 세균 증식, 음식 잔여물 부패 등이 진행된다. 그 결과 입냄새가 나거나 플라그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식후 20~30분 안에 양치를 하는 게 좋다. 산성 성분이 입안에 남아있을 수 있어 찝찝하다면 칫솔질 전 물로 입안을 헹구면 된다. 물로 헹구는 것만으로도 입에 남아 있는 산성 물질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아침에 오렌지 주스나 탄산음료, 커피 등 산성을 띠는 음식을 먹은 상황이라면 마누체리의 조언을 따르는 게 치아 건강에 도움된다. 최소 30분~1시간 후 양치하는 것이다. 실제 경희대병원 소아치과 박재홍 교수팀이 콜라와 사이다같은 탄산음료에 치아를 한 시간 노출시킨 다음 양치질 시점에 따라 치아 표면의 변화를 살폈다. 분석 결과 바로 양치질했을 때보다 30분 후 이를 닦았을 때 에나멜층 손상이 적었다. 산성으로 변한 입안은 침 분비 등 자정작용으로 본래의 알칼리성으로 돌아오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