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약값 올리는 제약사들... "미국 정부 규제 대응책"
바이든 정부 압력 탓 일부는 인하...새로 나오는 약값은 껑충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내 500개 이상 약품 가격을 일제히 올린다. 로이터는 화이자, 사노피, 다케다 제약 등 의약품 제조사들이 내년 1월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3액시스어드바이저(3Axis Advisors)의 분석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했다.
제약사들의 가격 인상은 미국 행정부가 일부 고가약 가격 인하 압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제조비용 상승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소 법( 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 따라 2026년부터 정부는 일부 약품 가격 책정 협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서 일부 제약사들은 실제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3개의 회사는 2024년에 일부 천식, 헤르페스 및 항간질제 약품의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다른 회사들도 올해 이미 인슐린의 가격을 내린 바 있다.
제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약품 가격인하에 나서는 것은 2021년 미국 구조조정법(American Rescue Plan Act·ARP)에 따른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다. ARP에 따르면 의약품 회사는 의약품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초과할 경우 65세의 저소득층 또는 극빈공층에 제공되는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으로 할인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실제 의약품 생산 비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로이터는 "2010년대 중반 제약사들이 약품 가격을 지나치게 올린다는 비판이 일면서 최근에는 10%이하로 인상폭을 조정해왔다"면서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약품들의 가격 인상을 촉발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약물관련 비영리 단체 46브루클린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제약사들은 1425개 약품의 가격이 인상됐으며, 이는 2022년의 1460개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제조사들은 기존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줄이긴 했지만, 새롭게 출시된 제품의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2022년에는 새롭게 출시된 의약품의 가격이 2021년 상반기의 18만 달러에서 22만 달러로 상승하여 2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된 약물 가격에 관한 연구와 일치하며, 2008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의약품 출시 가격이 연평균 2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