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1똥은 필수?"...매일 화장실 안 가면 건강에 안좋을까?
소화기내과 의사 "횟수가 아니라 불편감 없는 규칙적인 배변이 중요"
많은 사람들이 매일 화장실에 가는 게 건강한 거라고 생각한다. 배변이 소화와 노폐물 제거에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듯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하루에 몇 번씩 화장실을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두 번만 가도 전혀 문제없는 사람들이 있다.
일일1똥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매일 화장실에 가는 게 건강에 좋을까? 미국 온라인 건강매체 ‘베리웰헬스(Verywellhealth)’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알아본다.
배변 빈도 주기, 사람마다 다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턴밸리에 위치한 메모리얼케어 오렌지 코스트 메디컬 센터 소화기내과전문의 바박 피루지 박사는 보편적으로 권장되는 배변 빈도나 주기는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볼 때, 특별한 의학적 문제나 질환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배변 횟수는 보통 하루 3번에서 일주일에 3번 정도다. 이는 2010년 ‘스칸디나비아 소화기내과 저널(Scandinavi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발표된 연구에 근거한 것인데, 해당 연구는 무작위로 선정된 일반 성인 피험자 98%의 배변 빈도가 위와 같은 범위 내에 속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조사된 것과 같은 빈도로 변을 보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피루지 박사는 사람마다 자신만의 루틴이 있고, 배변 습관에 있어 개인차가 있는 건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가장 일반적인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배변 패턴 파악하고 문제 있는지 살펴야
UT헬스 휴스턴(UTHealth Houston) 소화기내과전문의 앤드류 듀폰 박사는 매일 변을 보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있거나 걱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배변 횟수가 다른 건 지극히 정상이다.
듀폰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장 운동이 느리거나 수축이 적게 일어나 배변 횟수가 다른 사람보다 적을 수 있다. 기능성 변비, 과민성대장증후군, 복부 불편감, 위장염, 염증성장질환과 같이 장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 있어 매일 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피루지 박사는 자신만의 규칙적인 패턴을 이해하고 불편감, 통증, 기타 소화기 문제가 있지 않은지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매일 화장실에 가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변을 보고 불편한 증상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지속적으로 변비가 생기거나 배변 횟수가 예기치 않게 늘어나는 등 배변 습관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긴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배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듀폰 박사와 피루지 박사는 생활습관 변화, 건강 상태, 생물학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배변 빈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습관 식단에 섬유질이 부족하면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물을 충분히 마시면 변이 부드러워져 원활한 배변에 도움이 되지만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신체활동 규칙적인 운동은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건강 상태 과민성대장증후군, 염증성장질환, 갑상선질환과 같은 일부 질환은 변비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셀리악병도 배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약물 특정 약물이 장의 움직임을 느려지게 하고 변비나 기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배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으로는 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 위궤양이나 속쓰림 치료에 사용되는 약,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이 있다.
나이 나이가 들면서 배변 습관이 달라질 수 있다.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장 운동도 느려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변비가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으로 규칙적인 배변 유도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생활 속에서의 습관 변화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식이섬유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등으로 식단에 섬유질을 더하거나 보충제 복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섬유질이 변의 부피를 증가시켜 변비 증상이 개선된다.
수분 섭취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규칙적인 배변이 도움이 된다. 변을 부드럽게 해 규칙적인 배변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피루지 박사는 하루에 최소 6~8잔의 물을 마실 것을 권했다.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소화가 더 잘 된다.
루틴 만들기 화장실에 가는 시간을 정하면 건강하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이나 식사 직후에 화장실을 가는 식이다.
일반의약품 이런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완하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만약 위에 나열된 방법을 시도해도 계속 변비로 고생하거나 규칙적으로 배변을 하지 못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또한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배변 습관에 급격한 변화가 있는 경우, 출혈이나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있는 경우에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