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상급종합병원 47곳 지정...순천향대 천안병원 탈락
성빈센트·고신대·건양대병원 신규 지정...의료전달체계 개편 착수
보건복지부는 29일 내년부터 3년간 제5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운영될 47개 의료기관을 지정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과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 3곳이 새롭게 지정됐다. 종전 제4기 상급종합병원 45곳에서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이 탈락했다. 권역별로는 4기 대비 경기남부 권역이 1곳(성빈센트병원), 경남동부 권역이 1곳(고신대복음병원)이 증가했다.
이날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체계는 권역별 소요 병상을 우선 산출한 후 이에 도달할 때까지 평가 순위에 따라서 의료기관을 정한다"면서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충남권역에서 상대순위에서 뒤로 밀려 지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복지부는 인력·시설·장비, 진료, 교육 등의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한 병원을 3년마다 지정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건강보험 수가제도에서 30%의 가산 수가를 받는다.
복지부는 이번 평가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기준을 환자 구성 비율 등 중증질환 진료 관련 지표와 인력·시설 등 의료자원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국가감염병 대응 등을 위한 지표를 신설했다.
아울러, 앞으로 3년 동안 중간평가 등의 절차를 통해 지정 기준 준수 여부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이들 병원은 내년 1월부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의 필수의료 진료과목에 대해 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를 갖춰야 하며, 준수사항을 위반했을 땐 시정명령 혹은 지정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
의료전달체계 정비 착수...6기 평가서 심사기준 변화 예고
이날 박 차관은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시작으로 종별 의료기관 역할을 재정립하고 국내 의료전달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상급종합병원이 의료전달체계의 선도적 위치에 있는 만큼 △중증질환 진료 △진료·연구·교육의 균형 △지역필수의료 중추 등 고유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4차 상급종합병원이 1차 의원, 2차 병원, 3차 종합병원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지역의료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도 새롭게 정비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1월부턴 종별 의료기관 간 협진과 진료의뢰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더불어, 의료지도 작성 등을 통해 지역별 의료 수요와 공급 현황을 점검하고 권역별 의료자원 재분배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박민수 차관은 향후 2027~2030년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진료권역 분류 등의 항목과 평가 기준이 일부 변동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특히, 제주 지역이 서울권역에 포함했던 기존 분류 체계가 재고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 차관은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국민 보건을 증진하려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그 최상위에 존재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은 기존의 기준에 따라 발표했지만, 향후 다음 기수에 대해선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우고 확실하게 제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만들겠다고 지난 10월 대통령실에 직접 보고했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