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변이 '쾌남' 만든다...장 건강, 성격엔 어떤 영향?
사교불안장애 환자의 장내미생물 이식한 쥐 다른 쥐 접근 두려워해
쾌사교불안장애(SAD)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사교활동에 공포와 불안, 괴로움을 겪는 것을 말한다.
장내 미생물군이 사회불안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동물실험결과가 나왔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아일랜드 코크대(UC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종전 연구는 내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와 다른 유기체의 집합인 장내 미생물 군집이 건강한 사람들과 비교해 사교불안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은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연구진은 사교불안장애를 가진 사람의 내장에서 나온 미생물을 쥐에게 이식하자 사교활동에 대한 공포 반응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책임자인 UCC의 존 크라이언 교수는 사교불안장애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유전학과 환경 외에 장내 미생물군도 포함돼야 함을 보여준 연구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 6명과 사교불안장애가 있는 사람 6명의 대변 샘플을 채취해 DNA 분석을 한 결과 두 그룹 간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유전체)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각각의 샘플을 각 6마리씩 총 72마리의 실험용 생쥐에게 이식했다. 이들 생쥐는 모두 그 전에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 미생물이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연구진은 이들 쥐의 사교적 공포를 심어주기 위해 그 쥐가 다른 쥐에 접근했을 때 작은 전기충격을 가한 뒤 더 이상 전기충격이 가해지지 않을 때 동물이 새로운 생쥐 주변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사교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투여 받은 쥐는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투여 받은 쥐와 비교해 3가지 박테리아 종의 수치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쥐들의 행동이 불안과 사교적 행동을 조사하는 대부분의 실험에서 다르지 않았지만, 사교적 공포 실험 이후에는 다르게 행동했다고 밝혔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받은 쥐들은 그 후 며칠 동안 낯선 쥐를 향한 호기심을 빠르게 되찾았지만, 사교불안장애가 있는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받은 쥐들은 다른 쥐에게 접근하는 것을 계속 두려워했다. 크라이언 교수는 “그들은 다시는 사회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추가 분석은 특정 호르몬의 수준과 면역 체계의 측면 또한 쥐들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크라이언 교수는 “유대에 관여하는 주요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면역체계가 사회적 행동과 관련돼 있음은 이전 연구에서 밝혀졌지만 SAD 미생물군을 수용한 동물에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새롭게 밝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결과가 장내 미생물 군집이 사회 불안 장애에서 사회적 공포 반응을 높이는 데 인과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이 연구가 사교불안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있어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이언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키는 식단 개발도 그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식이 중 섬유질과 발효 식품의 양을 늘리는 것은 유익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pnas.org/doi/full/10.1073/pnas.2308706120#fig0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