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접촉 안 했는데... 왜 성병에 걸렸을까?
트리코모나스, 사면발이 감염도 성병
성병의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성매개 감염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이다. 대부분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과거에는 생식기에만 생기는 것을 성병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발병 부위와 관계없이 성 접촉에 의한 것은 모두 성매개 감염병이라고 한다. 성병은 성 접촉이 없이 걸릴 수 있을까?
트리코모나스, 사면발이 감염... 성매개 감염병의 종류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법정 감염병에는 8종의 성매개 감염병이 포함되어 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은 모든 감염 환자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한 3급 법정 감염병이다. 임질, 클라미디아 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매독,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은 지정된 병-의원과 보건소에서 표본 조사를 시행하는 4급 법정 감염병이다.
법정 감염병으로는 지정되지 않았지만 흔한 성매개 감염병으로 비임균성 요도염, 트리코모나스 감염, 사면발이 감염도 포함된다.
여성의 40~60% 무증상... 심각한 합병증, 불임까지 초래
남성에 비해 여성은 성병이 생겨도 40~60%가 무증상이다. 따라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고 성병을 계속 전파할 수 있다. 남성은 소변 볼 때 통증이 있거나 고름이 나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면에 여성은 질염, 골반염 등이 진행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여성의 성병은 자궁, 나팔관을 통해 복막 내부로 퍼지면서 심각한 합병증과 중증 감염을 일으키고 불임까지 초래할 수 있다. 예방 및 조기 진단, 치료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트리코모나스 감염... 목욕탕, 수영장, 옷, 수건, 불결한 위생 등도 원인
트리코모나스는 현미경으로 보이는 원충류에 의해 감염된다. 원충류는 물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성 접촉이 없더라도 목욕탕, 수영장 등에서 감염될 수 있다. 옷, 수건, 불결한 위생 환경도 발병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에게 감염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질병관리청 자료).
남성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드물게 요도 입구가 붉게 부어오르고(발적)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여성은 생식기에 가려움, 작열감이 생기며, 질 점막에 염증에 의한 발적과 함께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타날 수 있다.
사면발이 걸려 털 주위 긁었더니... 이불, 수건, 옷으로도 전염
사면발이는 표준어가 사면발니로 이의 종류다. 대부분 성 접촉에 의해서 전파되지만, 침구류-수건-의류를 공동으로 사용해도 전염될 수 있다. 감염 부위를 손으로 긁은 후 그 손으로 다른 부위를 만지면서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사면발이는 주로 음모에서 발견되지만 몸이나 항문 주위의 털, 수염에서도 관찰된다. 간혹 어린이의 눈썹과 머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감염된 부모와의 접촉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면발이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감염자가 사는 집에서 같아 사는 가족들도 조심해야 한다. 침구류나 수건, 옷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 후에는 깨끗한 옷을 입고, 모든 옷과 침구류는 뜨거운 물에 세탁 후 건조-드라이클리닝해야 한다. 머리 빗은 아주 뜨거운 물 등에 소독해서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