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대체할까? "포만감 높이는 진동 캡슐 개발"
위가 늘어났을 때 반응하는 스트레치 수용체 자극해 식사량 줄여줘
고가의 체중감량제를 대체할 알약 크기의 진동 캡슐이 개발되고 있다. 배부를 때 위에서 발생하는 호르몬 분비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진동 캡슐을 복용한 돼지의 식사량이 평소보다 40% 줄었다. 22일(현지시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바이브스(Vibrating Ingestible BioElectronic Stimulator․VIBES)’로 이름 지어진 이 캡슐은 종합비타민제 크기로 위가 꽉 찼을 때 뇌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신호를 보내도록 해 식사량을 줄이는 원리를 이용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 전에 물 한 잔 마시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캡슐의 진동은 음식이 가득 차서 위가 늘어나는 것을 감지하는 위장의 동일한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그로 인해 발생한 신호를 받은 뇌는 인슐린과 기타 호르몬을 분비하여 소화를 돕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한다. 동시에 배고플 때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수치를 감소시킨다.
연구를 주도한 슈리아 스리니바산 하버드대 의대 교수(생명공학)는 “체중 감량이나 식욕 조절을 원하는 사람은 매 식사 전에 복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MIT 기계공학 박사후연구원 출신인 그는 근육에 진동을 가하면 근육이 실제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는 느낌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캡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위장이 늘어날 때 반응하는 위장 내 스트레치 수용체를 위 전체가 확장된 것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호르몬과 식사 패턴을 조절할 수 있는 팽창감을 가상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는 것.
연구진은 기계적으로 진동하는 캡슐을 설계했다. 캡슐이 위장에 도달하면 위산이 캡슐을 덮고 있는 젤라틴 막을 녹인다. 그러면 전자 회로가 완성되고 진동 모터가 작동하면서 38분 안팎의 진동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돼지 대상의 동물실험에서 캡슐의 진동으로 인해 위가 뇌에 신호를 보내 식후에 발생하는 것과 유사한 호르몬 분비가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현상은 동물이 금식 중일 때도 발생했다.
그 결과 사료를 먹기 20분 전에 캡슐을 복용한 돼지들이 캡슐을 먹지 않았을 때보다 평균적으로 약 40% 적은 양의 음식만 먹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캡슐은 4~5일 이내에 동물의 소화관을 통해 무해하게 배출됐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j300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