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기 전에 녹차?"…위태로운 ‘간(肝)’ 보호 전략3
술자리 및 음주량 줄이기, 레드와인 소량 마시기, 간에 좋은 음료 마시기 등
예전의 ‘술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는 평가가 있다. 전반적으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 연말연시 술자리를 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나름대로 ‘음주대란’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미국 건강포털 ‘더 헬시(Thehealthy)’가 ‘연말 간(肝) 보호 전략 3가지’를 소개했다.
술자리와 음주량 줄이기
미국 영양식이요법학회 대변인인 멜리사 프레스트 박사(영양학, 공인 영양사)은 "어떤 종류의 알코올이든 과음하면 간 질환과 간경변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알코올 섭취 지침에 따르면 남성은 하루에 두 잔, 여성은 하루에 한 잔 이하로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육체적 건강만 따지자면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 게 최선이다.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면 술자리를 줄이고 음주량도 확 줄여야 한다. 최근 잦은 송년 모임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거나 독감, 감기, 몸살 기운이 있는 것 같으면 다음 기회에 만나자고 제안해보자. 최소한 주 2회 폭음, 폭식에서 벗어나 간의 부담을 줄여주자. 이른바 휴간일(休肝日) 개념을 실천에 옮겨 모임을 줄일 수도 있다.
CDC는 금주 대상 그룹으로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 21세 미만인 사람, 특정 질환이 있거나 알코올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 알코올 사용장애(중독)에서 회복 중이거나 음주량을 조절할 수 없는 사람 등을 꼽는다. 또 아기에게 젖을 주고 있는 모유 수유 여성은 음주 여부를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레드와인 소량 마시기
미국 러시대 메디컬센터 낸시 로 박사(소화기내과, 간이식)는 "모든 술은 간 관련 합병증 위험을높일 수 있다. 지방간, 바이러스성 간염 등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술을 완전히 끊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레드와인을 고려할 수도 있다. 로 박사는 “간에 이상이 없는 사람은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는 레드와인을 약간 마시면 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드와인도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을 리 없다.
간에 좋은 음료 마시기
간 전문의들은 간 건강에 가장 좋은 음료로 녹차, 커피, 과일채소 주스 등을 꼽는다. 로 박사는 “간은 스스로 청소하기 때문에 간을 따로 청소할 필요는 없다. 간 정화, 간 독소의 해독(디톡스)에 특별히 좋은 음식이나 음료를 과신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프레스트 박사는 “커피와 차는 간 건강과 관련해 줄곧 연구돼 왔으며, 둘 다 유익하다. 특히 녹차로 하루를 시작하면 좋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녹차는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의 간 효소 개선에 도움이 된다. 녹차를 하루에 4잔 이상 마시면 간암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또 커피는 간경변, 간암 발병 위험을 낮추고 염증을 개선하는 데 좋다. 커피를 하루에 세 잔 이상 마시면 만성 간 질환 환자의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책 ≪간 치유 식단(Liver Healing Diet)≫의 저자 미셸 라이 박사는 “간 건강을 위해선 항산화제가 풍부한 식품, 고섬유질 식품, 비타민E와 저지방 단백질이 풍부한 전체식품 등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과일 채소 주스의 재료로는 베리류, 생강, 석류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과일 주스는 열량(칼로리)이 높고 많이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주스도 다른 건강한 식단과 함께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보충제에 함유된 녹차 추출물은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설탕이 들어 있는 탄산음료나 달콤한 차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료를 피해야 한다. 당뇨병, 콩팥병(신장병) 환자는 과일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이밖에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식단 선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과 폴리페놀이 들어 있는 레몬 물을 마시면 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로 박사는 "레몬 물은 안전하지만, 폭음 후 마시면 간의 알코올 손상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물은 몸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간과 같은 중요한 장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좋은 음료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이 밖에도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살충제나 청소용 스프레이 등 환경 독소에 주의해야 한다.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살충제나 스프레이를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