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만 잘해도 빨리 퇴원?...중환자 사망률까지 낮췄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연구 결과...원내 감염 예방 정책에 참고해야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하루 2회 이상 양치질을 열심히 한다면 중환자실 퇴원을 앞당기는 등 건강상 이익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 부속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진이 최근 미국의사협회의 공식 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786명의 입원환자에 대한 15개의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해 입원환자의 규칙적인 양치 습관의 중요성을 규명했다. 이 중 2033명이 중환자실(ICU) 입원환자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중 하루 2번 이상 매일 규칙적으로 양치를 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최대 2.85일까지 중환자실에서 일찍 퇴원했다. 최솟값 역시 0.7일이나 빨랐고 평균 일수는 1.78일 수준에 달했다.
아울러, 중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폐렴 발병률도 효과적으로 예방해 사망 위험률도 낮췄다. 원내 감염으로 인한 폐렴 발병은 0.67배(상대위험도 0.67) 감소했고 중환자실 사망률도 0.81배 감소했다.
특히 삽관해 기계호흡의 도움을 받는 중환자실 입원환자일수록 더욱 도움이 됐다. 원내 감염으로 인한 폐렴 발생률도 0.68배 감소했으며, 기계호흡기를 떼는 시기도 최대 2.42일, 평균 1.24일가량 앞당겼다.
연구진은 두 사건의 발생률을 비교해 질병 빈도를 측정하는 방법인 상대위험도(RR)로 이를 측정했다. 해당 사건 발생 빈도를 배율로 나타내는 RR값이 클수록 위험도가 높고, 1보다 작으면 위험도가 낮아진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폐렴(병원 획득 폐렴·HAP)에 가장 취약하다. 이는 입 속 박테리아가 기도로 넘어가면서 폐를 감염시켜 나타나는데, 규칙적인 양치질만으로도 환자 입 속의 박테리아 양을 줄일 수 있어 폐렴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논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논문은 "원내 감염 예방법 중 비용이 가장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가장 높았다"면서 "중환자실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규칙적인 양치질을 더욱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대 필그림헬스케어연구소 마이클 클롬파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약물이나 기기 없이 간단한 양치질만으로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환자가 스스로 양치할 수 없다면, 의료진이나 간병인 등이 이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의료기관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규칙적인 양치질 습관을 장려하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양치질의 폐렴 예방과 입원일수 단축 효과는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바이러스 노출이 더 적은 일반 병실에선 크진 않았다. 전체 (일반) 입원일수와 항생제 사용에서 통계적으로 유효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internalmedicine/article-abstract/2812938)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