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보다간 사망까지?"...방치하면 후유증 남는 '긴 독감' 위험
‘롱 코비드’보단 덜해도 18개월 내 사망과 재입원 위험 더 높아
독감으로 입원한 사람은 장기 코로나19(롱 코비드) 환자와 마찬가지로 더 장기적인 건강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랜싯 전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천대(WUST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긴 독감' 관련 증상은 롱 코비드보다는 폐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이지만, 두 경우 모두 감염 후 몇 개월간 사망과 장애위험이 감염 초 30일 동안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WUSTL의 자 지야드 알 알리 교수(임상역학)는 “긴 독감이 독감보다, 롱 코비드가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사람들이 겪는 장기적인 질병의 규모를 관찰한 뒤 이를 독감에 적용할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긴 독감'의 가능성을 조사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배운 주요 교훈 중 하나는 우리 모두가 처음에는 급성 질병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바이러스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긴 코로나바이러스를 남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입원한 미국 환자 8만1280명과 계절성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1만985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최소 18개월 동안 사망, 병원 재입원 및 신체의 주요 장기 시스템과 관련된 94개의 다양한 건강 문제에 대해 알게 됐다.
코로나19 환자가 18개월 안에 사망하거나 병원에 재입원할 위험이 더 크긴 했지만 코로나19와 독감 환자 모두 지속적인 장애와 질병 위험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두 경우 모두 처음 30일에 비해 감염 후 몇 달 동안 사망과 장애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긴 독감의 경우 장기 증상은 호흡 곤란이나 기침과 같은 폐에 집중될 가능성이 더 높았지만, 두 그룹 모두 감염 후 한 달 뒤 피로, 심혈관, 위장 및 신경학적 문제와 다른 장기 시스템과 관련된 증상이 발병할 위험이 더 높았다.
알 알리 교수는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퇴원한 후 코로나19나 독감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연구는 두 바이러스가 장기적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독감과 코로나19를 급성질환으로 개념화하는 것은 사실 빙산의 일각만을 보는 것”이라며 “급성질환이후에 발생하는 훨씬 더 많은 건강상의 부정적인 결과의 사망자 수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장기적 건강문제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깨닫고 사소한 바이러스 감염을 멈추고 만성질환의 주요 동인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독감으로 입원한 사람 중 어떤 비율이 더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는지 또는 특정 집단이 더 높은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연구진이 향후 연구과제로 희망하는 것이다. 또한 독감에 걸렸지만 입원하지 않을 정도로 증세가 심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그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하다.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을 통해, 그리고 코로나19의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이들 질병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알 알리 교수는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inf/article/PIIS1473-3099(23)00684-9/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