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또"...EPL 경기 중 '톰 로키어' 심정지로 쓰러져
비전문가라도 즉각 심폐소생술 시행하면 사망률 크게 낮아져
손흥민과 황희찬이 활약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경기 도중 선수가 심정지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선수는 급히 병원 후송 후 의식을 회복했지만, 현지에선 복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에서 열린 루턴타운과 본머스의 23-24 시즌 EPL 17라운드 경기 후반 15분 경 루턴 타운의 주장 톰 로키어 선수가 심정지로 쓰러졌다. 로키어가 중앙선 부근에서 아무런 경합 없이 혼자 쓰러졌고, 이를 본 동료 선수들이 다급히 의료진을 호출했다.
로키어는 그라운드 위에서 응급처치 후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의식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급박한 상황에 경기는 1-1 상황에서 취소됐지만, 양팀 구단과 선수들은 “로키어를 응원해야 할 때”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로키어가 경기 도중 쓰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코벤트리 시티와의 경기에서도 로키어는 전반 8분만에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간 바 있다. 당시 병원에서 심방세동으로 진단된 로키어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과 훈련을 거쳐 그라운드 복귀에 성공한 로키어지만 불과 반 년만에 비슷한 상황에 처하며 잔여 시즌은 물론 향후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불투명해져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갑자기 심정지 환자 본다면...일반인이 CPR해도 뇌기능 회복률 올라가
의료진이 상주하는 경기장에서 응급 상황을 맞은 로키어는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목격자가 즉각 조치해야한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2022년 발표한 통계 분석에 따르면 ‘근무 중인 구급대원이나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으로부터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환자들의 뇌기능 회복률은 8%로, 미시행 환자들의 3.3%보다 크게 높았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선 응급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심폐소생술은 심장 기능이 정지했거나 호흡이 멎은 환자에게 사용하는 응급처치로, 스스로 뛰지 않는 심장을 사람이 직접 눌러 뇌에 혈액을 공급하고 뇌사를 막는 것이 목적이다. 주변에 누군가 갑자기 쓰러진다면 우선 심장박동이나 호흡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한다. 심장이나 호흡이 멈췄다고 판단되면 가슴을 강하고 깊고 빠르게(1분당 100회 이상) 계속 압박해야 한다.
압박 부위는 양쪽 젖꼭지를 연결한 선의 중간 지점이며, 해당 부위에 두 손을 포개어 깍지를 끼고 누른다. 이를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홍기정 교수는 “심정지 후 1분이 넘어갈수록 사망률은 7%씩 높아지고, 4분이 넘어가면 심장을 살려도 뇌가 망가졌을 위험이 크다”며 즉각적인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현장에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시행하면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