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스텐트시술 후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이 더 효과적
고위험군 환자에서도 허혈-출혈 등 재발 방지 우수성 검증
75세 이상의 고령이나 고혈압·당뇨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의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환자는 심혈관 스텐트 삽입 시술 후 재발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를 복용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 연구진은 기존에 널리 사용하던 아스피린보다 클로피도그렐 제제가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이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박경우·강지훈 교수와 양석훈 임상강사의 공동 연구 내용이다.
심장으로 피를 공급하는 혈관에 핏덩어리(혈전)와 이물질이 뭉치며 점점 혈관이 좁아지는 관상동맥 죽상경화증은 돌연사를 부르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원인이다. 따라서, 이들 환자는 심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그물망 모양의 금속 기구(스텐트)를 삽입하는 중재시술을 받는다. 시술 후에는 혈전 발생이나 혈관 재협착을 막기 위해 처음 수개월 동안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 2종을 복용하고 이후에는 2차 예방을 위해 이 중 1종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최근엔 아스피린보다 효과가 우수한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는 추세지만, 고령·고혈압·당뇨 등을 동반한 고위험 환자에서도 클로피도그렐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총 5403명의 고령·고혈압·당뇨를 동반한 스텐트 시술 환자를 2년 동안 추적 관찰해 각 항혈소판제 복용에 따른 임상 사건 발생률을 비교했다. 임상사건에는 사망과 심근경색, 뇌졸중,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주요 출혈 사건 등이 포함했다.
이 결과, 이들 고위험군에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투약한 환자의 전체 임상사건 발생률은 각각 12.5%, 8.2%였다. 출혈성 임상사건 위험률은 8.2%, 6.2%, 허혈성 임상사건 발생률은 6.9%와 4.7%였다. 허혈성이란 동맥이 막히며 혈액이 흐르지 않는 심장 부위의 근육이 괴사하는 증상을 가리킨다.
즉, 고위험군 환자에서 임상·허혈·출혈 위험도와 관계없이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후 클로피도그렐을 단독으로 투약하는 것이 아스피린보다 효과가 우수하다는 의미다.
박경우 교수는 "개별 위험도와 관계없이 클로피도그렐 단독 요법이 심혈관질환 2차 예방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번 연구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예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객관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학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