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나를 살렸다"...시민들 CPR 덕에 생존률 2배
심정지 환자 발견시 심폐소생술 시행 10년 새 4배 증가
일반인 심폐소생술 실행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은 13일 제12차(2023년)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에서 2022년 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 3만여 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심장정지는 갑작스럽게 심장 활동이 심각하게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를 말한다.
조사 결과 급성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지난해의 경우 29.3%로 전년(28.8%)보다 0.5%p 상승했다. 2012년에는 6.9%에 불과했는데 10년 새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4배 넘게 오른 것이다. 이에 심폐소생술 방법에 대한 정부의 교육·홍보가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질병청은 일반인 심폐소생술 확대를 위해 2020년 한국심폐소생술가이드라인 개정 시 코로나19 등 감염 우려 상황에서의 심폐소생술 시행방법을 포함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실습교육 형태의 운영이 위축되는 시기인 지난해 1월에는 심폐소생술 비대면 교육자료를 개발·배포하기도 했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의 환자 생존율은 12.2%였다. 변에서 아무도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은 경우(5.9%)보다 생존율이 2.1배나 높아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주변에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먼저 119에 전화해 조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가슴을 압박할 때는 5㎝ 깊이로 분당 100∼120회 눌러야 한다. 이후에라도 자동심장충격기를 발견하면 기기에서 나오는 음성 지시를 따르면 된다.
질병청과 소방청은 앞으로도 일반인 심폐소생술 교육자료를 개발·보급하고, 신고자와의 영상 통화 등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지난해 119구급대가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7.8%였다. 이는 직전년보다 0.5%p 올라간 수치다. 119구급대가 이송한 환자 중 병원 방문 후 의무기록조사까지 완료한 환자는 3만4848명이었다. 이 중 2701명이 생존했다. 나아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환자는 1774명으로, 뇌기능 회복률은 5.1%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전년도(4.4%)보다 0.7%p 올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율이 약 2배 이상 높아지기에, 급성심장정지 환자 목격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심폐소생술을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